"이강래 사장 사퇴 전 교섭에서 1500명 해고 사태 끝내자"

톨게이트 수납원, 해고 164일만에 열릴 교섭 앞두고 또 한 번 오체투지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조만간 사장직에서 사퇴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요금수납원들이 이 사장에게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해고 164일째인 오는 11일 열리는 노사 교섭에서 대량 해고 사태를 마무리짓자는 것이다.

수납원들은 9일 세종문화회관 앞 농성장에서 "교섭을 앞두고 이틀간 광화문광장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납원들은 이강래 사장에게 사퇴 전 직접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11일 교섭에서 1500명 해고 사태를 끝내자고 말했다.


이은자 수납원은 "이강래 사장이 이번 18일에 총선에 나간다며 사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강래 사장은 사퇴 전에 해고 사태를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도명화 톨게이트지부 지부장은 "교섭을 앞두고 또 한 번 염원을 담아 오체투지에 임한다"며 "이강래 사장과 청와대는 해고 사태의 중요성을 알고 해결방안을 갖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지부장은 "교섭이 사태를 악화시키는 국면이 아니라 사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면서도 “사태가 악화될 경우 저희는 또다시 투쟁에 나설 것이고, 그럴 수 있다는 결의도 오체투지에 담아보겠다”고 전했다.

▲ 광화문광장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수납원들. ⓒ프레시안(최용락)

수납원 3/4에 대한 직접고용 판결 뒤 열리는 도로공사 노사 교섭

도로공사와 수납원들의 이번 교섭은 지난 6일 김천지원이 "요금수납원은 도로공사 소속 노동자가 맞다"며 대법원 판결을 재확인한 뒤 열리는 것이다. 이날 판결로 수납원 약 3/4이 1심 이상의 불법파견을 받은 것이 됐다.

6일 법원 판결자 중에는 도로공사가 불법파견 요소를 제거했다고 주장해 온 2015년 이후 입사자들도 포함됐다. 도로공사는 기존에 직원이 직접 와서 수납원에게 지시를 내리던 방식을 단체 대화방이나 문자를 통해 지시를 내리는 방식으로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법원은 도로공사의 불법파견 요소 제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에 교섭이 열린다면, 해고 이후 처음으로 노사가 마주앉는 것이 된다. 양자는 현재 11일 오전으로 일정을 정하고 구체적인 장소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로공사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총선 출마 준비를 위한 이강래 사장의 사퇴를 묻는 질문에 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 광화문 광장을 돌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는 수납원들. ⓒ프레시안(최용락)

수납원들, 11일 교섭 통한 사태 해결 촉구하며 오체투지

기자회견이 끝난 뒤 50여 명의 수납원은 직접고용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광화문광장을 돌며 5보1배로 오체투지를 했다. 그 뒤를 50여 명의 수납원이 "전원 직접고용", "우리가 이긴다"와 같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뒤를 따랐다.

세종문화회관 앞 농성장에서 출발한 수납원들은 다섯 걸음에 한 번 오체투지를 하며 앞으로 나갔다. 고 김용균 추모 분향소와 세월호 추모 기념관을 지나면, 정면으로 광화문과 청와대가 나타났다. 광화문을 지나면 다시 수납원들의 농성장이 나왔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도는데 두 시간여가 걸렸다.

오체투지를 하는 내내 바로 옆으로 차들이 지나다녔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차가운 바람이 수납원들의 얼굴을 때렸다. 추위에 바람까지 더해져 몇몇 수납원의 얼굴에는 붉은 기가 돌았다. 일어설 때마다 손으로 무릎을 짚는 수납원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에도 수납원들은 묵묵히 광화문광장 두바퀴를 돌았다. 교섭 하루 전인 내일도 같은 장소에서 수납원들의 오체투지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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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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