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위비 약속' 지킨 나라들만 점심 대접

나토 국가들 상대로도 "방위비 증액" 압박...'무역 보복' 암시하기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에 머무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이례적인 오찬 회동을 가졌다.

백악관은 이를 '2% 납부국가들(2 Percenters)과의 업무 오찬'이라고 밝혔다. 나토 회원국들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2% 방위비 지출' 약속을 지킨 9개국(미국, 영국,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그리스, 라트비아, 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정상들에게만 트럼프 대통령이 점심을 대접한 자리다. 앞서 나토 회원국들은 2014년 정상회의에서 국방 예산을 2024년까지 각국 GDP 대비 2% 수준으로 올리자고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찬회동 인사말에서 "미국을 포함한 이들 8개 국가가 전부 지불하고 있고, 우리는 이들을 "2퍼센트 납부국들"이라고 부른다. 언젠가는 3%, 4%로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방위비 증액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방위비 분담 약속 이후) 우리는 연간 1300억 달러를 추가로 받았다. 3년 전으로 거술러 올라가면 아마 그 이상일 것이고 나는 3년 동안 이것을 해왔다"며 "우리는 3년 안에 4000억 달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은 매우 중요하고, 우리 동료 국가들이 우리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말하자, 이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관세 등 무역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그러지 않는다(2%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으로 그들을 걸 것"이라며 "이쪽이든 저쪽이든 그들은 돈을 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우리는 너무 많이 내기 때문에 공정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 대표단은 현재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위한 4차 회의를 진행 중이다. 한미 대표단은 4일까지 협상을 이어간다. 미국은 한국이 내년도 부담할 분담금으로 총액 규모로 올해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5조9000억원)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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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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