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선거법 때문에 단식"…선거개혁 운명은?

'강대강' 충돌 전운…12월 중순 고비 될 듯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닷새째로 접어들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이 잠정 연장된 뒤에도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등의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황 대표는 23일 오전까지 자리에 앉아 단식 투쟁을 진행했으나, 오후 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자리에 누웠다. 24일 들어 한국당은 청와대 앞 단식 현장에 황 대표가 누울 수 있는 간이 천막을 설치했다.

황 대표는 24일 페이스북에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라며 "고통마저도 소중하다. 추위도, 허기짐도 여러분께서 모두 덮어준다"는 글을 올려 계속 단식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황 대표는 전날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 "사실 (단식의) 시작은 선거법 개정안 때문이었다"며 "잘 싸워보자"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안 철회가 실질적인 단식의 목표라는 얘기다.

이처럼 황 대표가 선거법 개정 저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협상은 출구 모색이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당에선 강경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고, 협상 주체인 나경원 원내대표는 운신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황 대표의 단식 농성 장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원내전략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타협론이 들어설 여지는 거의 없다. 이에 따라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을 지렛대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의 부당함을 강조하는 강경론을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황 대표의 단식에 명분이 충분치 않다고 보는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뺀 야당들과의 논의 테이블로 중심이동이 불가피해졌다. 물론 선거법 개정의 방향과 수위에 관해 한국당을 뺀 여야 간에도 입장 차이가 적지 않아 단일안 도출에 진통이 예상된다.

이처럼 제1야당 대표의 단식과 각당의 셈법이 엇갈리는 가운데, 선거법 개정안의 운명은 국회 본회의 부의 시점인 내달 3일부터 내년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7일까지 운명의 시간을 맞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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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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