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트럼프 "탄핵 청문회 직접 증언 강력 고려"

트럼프, 뮬러 특검 당시 거짓 답변 했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로버트 S. 뮬러 특별검사에게 서면 보고서로 답변하면서 거짓말을 했는지 여부를 미국 하원이 조사 중이라고 18일(현지시각) 밝혔다.

뮬러 특검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 측이 유착했다는 의혹 등에 관해 조사했었는데, 당시 특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서면 답변을 보내면서 거짓말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자문역이었던 로저 스톤이 지난 15일 위증으로 의회 조사를 방해한 혐의 등 7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수면 위로 불거졌다. 미 검찰은 스톤이 위키리크스와의 접촉 혐의에 대해 하원 정보위원회 앞에서 거짓말을 하고, 다른 증인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고, 이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검찰 측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했다. 이번 판결로 스톤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거나 유죄를 인정한 6번째 인물이 됐다. 스톤에 대한 최종 선고는 내년 2월에 내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법률 고문인 더글러스 레터 변호사는 '하원은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나? 대통령이 뮬러 특검의 조사에 대해 진실하지 않았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이 문제는 현재 하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조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원은 현직 대통령이 유임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려고 하고 있다. 이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지금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터 변호사는 또 스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위증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스톤과 코언의 거짓말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합리적인 근거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미국 의회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서 직접 증언할 생각이 있다는 입장을 밝혀 현실화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내가 잘못한 게 없고, 그들(민주당)의 거짓말에 신뢰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며 "다만 그 아이디어를 좋아하며 의회가 다시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강력하게 (청문회 증언을) 고려해보겠다"고 썼다.

이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전날 CBS 인터뷰에서 탄핵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증언을 제안한 것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펠로시 의장은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그를 증언대에서 정말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일 있었던 첫 탄핵조사 공개청문회를 시청한 미국인은 모두 13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날 청문회는 TV네트워크 10곳에서 6시간 동안의 청문회를 생중계하거나 녹화방송했다.

이날 청문회를 시청한 미국민의 숫자는 트럼프 정부 들어 관심을 끌었던 청문회의 시청자 숫자와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각종 성 추문 의혹에 휩싸였던 브렛 케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인준 청문회는 2040만 명이 시청해 가장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했고, 올해 2월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폭로했던 청문회의 시청자는 1380만 명, 지난 7월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뮬러 특검의 하원 청문회는 1290만 명이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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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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