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들까지 동원된 '제보자 색출 작전'

공화당 "공익제보자, 청문회 증인으로 나서야"

7일(현지시간) 워싱턴 정가를 시끄럽게 한 인물 중 하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다.

그는 전날 아버지를 옹호하며 야당인 민주당을 맹비난하는 내용의 책 <분노폭발 : 좌파는 어떻게 증오 위에서 번성하며 우리를 침묵시키길 원하는가(Triggered: How the Left Thrives on Hate and Wants to Silence Us)>를 출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 책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마틴 루터 킹 목사처럼 탄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전임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노벨평화상을 받을만한 일을 많이 했다고도 썼다.

그는 또 "아버지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할 때까지 정치권에 들어간다는 생각은 내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거리가 멀었다"면서도 "(지금은) 정치적 관심에 사로잡혔다"며 정치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들의 책에 대해 "모두 읽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대단한 신간"이라고 홍보했고, 이 책은 출간 직후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트럼프 주니어가 7일 abc방송의 정치 토크쇼 '더 뷰'에 출연한 것도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여자친구 킴벌리 길포일과 함께 방송에 출연해 우피 골드버그 등 4명의 공동 진행자와 설전을 벌였다. 그는 시종일관 자신의 아버지의 문제에 대해 무조건 옹호하고, 모든 책임을 민주당과 언론 탓으로 돌렸다.

이 모든 것에 앞서 트럼프 주니어의 최근 언행 중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하원에서 진행 중인 탄핵조사의 발단이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공익제보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신원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일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6일 트위터에 공익제보자로 추정되는 CIA 간부의 실명을 폭로한 극우 온라인 매체의 기사를 리트윗 했고, CIA 간부의 이름은 24시간 만에 무려 15만 건이 넘는 트위터 게시물에서 언급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서 공익제보자를 색출하려는 시도는 탄핵조사 초기부터 계속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초기부터 "나는 내 고발자를 만날 권리가 있다"며 제보자를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제보자에게 정보를 준 일부 백악관 관료들을 "스파이"라며 "과거에 우리가 스파이나 반역자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한 '색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지난 달 29일 <데일리 비스트>는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사무실에서 자당의 하원 의원들에게 공익제보자의 이름을 확인하는 메모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달 25일 공화당 소속 의원들이 비공개 청문회에서 공익제보자로 지목되는 인사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급기야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하원의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의 증인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의 짐 조르단(오하이오) 하원의원은 7일 기자들과 만나 "애덤 시프 하원정보위원장이 최초 제보자에게 증언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그는 '최초 제보자'가 공화당이 제출할 증인 명단 맨 위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은 9일까지 탄핵조사를 위해 소환하길 원하는 증인 명단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현재 제보자의 신원은 의회 내에서는 공식적으로 하원 정보위원장인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만이 알고 있다. 제보자의 변호인들은 제보자에 대한 보호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며 제보자 신원에 대한 비밀을 보장해줄 것으로 정치권과 언론에 여러 차례 요청해왔다. 제보자의 변호인은 트럼프 주니어의 트위터로 논란이 일자 "제보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그와 가족들에게 심각한 위험과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