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은 이날 오후 낸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미 보수재건의 원칙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고 제안했다"며 "이 보수재건의 원칙을 받아들일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한 수용의 의미를 담은 화답이라기보다는 보수 통합 원칙과 노선,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변혁의 계획과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보수 신당의 노선으로 '개혁적 중도보수'를 강조함으로써, 우리공화당까지 포괄하는 황 대표의 '보수 빅텐트'와도 거리를 둔 셈이다.
유 의원은 또 "저와 황교안 대표 사이에는 직접 대화는 없었고, 몇몇 분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바는 있었지만 합의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황 대표가 "유 의원과 직간접적인 소통을 해 왔고 협의해 왔다"고 한 데 대해 확대해석을 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 의원이 인정한 '간접적 소통'은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을 가교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유 의원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를 근본적으로 재건하는 대화라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보수통합의 당위성을 단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라고 설명한 황 대표의 기능적 통합론으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등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게 패인 보수 정치권을 쉽게 재결합시키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황 대표의 보수 통합론이 물밑에서 논의가 무르익은 상태에서 나온 제안이라기보다는 당면한 리더십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서둘러 꺼내든 카드라는 지적도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내용도 없는 보수 대통합을 발표하기보다는 보다 진심을 갖고 열정으로 난국을 헤쳐나가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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