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후 중국은 어디로? 엘리트를 보라

[최재천의 책갈피] <중국의 엘리트 정치>

중국의 국가주석 마오쩌둥은 1962년부터 1965년 무렵까지 세 가지 고민과 한 가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먼저 고민. 첫째, 중국에서도 소련에서처럼 수정주의가 등장할 위험성에 대한 걱정이 컸다. 이를 막지 못하면 사회주의혁명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염려했던 것. 둘째, 미 '제국주의' 세력이 중국의 사회주의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변화시키려는 음모인, 이른바 '화평연변(和平演邊)'을 막아야겠다는 고민. 셋째, 수정주의와 화평연변을 방지하고 무산계급 혁명을 강화하기 위해서 혁명 후계자를 조속히 양성해야 한다는 고민이 그것이었다.

다음은 두려움. 1964년 10월 소련에서는 공산당 서기장 흐루쇼프가 쫓겨났다. 중국이라고 그런 일이 없을 수 있겠는가. 이것이야 말로 마오의 큰 두려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오 주석의 개인적 선택은 어떠했을까. 중국 지도자로서의 선택은 어떠해야 했을까. "결국 마오는 이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계급투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문화대혁명은 이렇게 해서 시작됐다." 모두의 혁명이었던, 농민의 혁명이었던, 공산당 혁명이었던 중국에서 결코, 예견하지 않았던 마오쩌둥의 1인 지배가 시작된 것이다.

불과 3년 전 대작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3부작을 펴냈던 조영남 교수가 이번엔 <중국의 엘리트 정치>를 총 결산했다. 저자는 중국의 엘리트 정치를 일인 지배(마오쩌둥 시대), 원로 지배(덩샤오핑 시대), 집단 지도(덩샤오핑 이후 시대) 셋으로 분류한다. 정치적 흐름도 이 순서다.

그렇다면 중국의 엘리트 정치는 계속 이 흐름대로 권력이 분산되고 정치적 제도화의 경로를 밟아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정치체제의 관점에서 민주화와 제도화의 길을 밟아 나갈 것인가. 아니라면 그 반대의 가능성은 어떠한가. 집단지도체제가 변질되거나 붕괴하고 이를 대신한 일인 지배 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은 사라진 것인가. 마오쩌둥 시대의 재림은 도저히 불가능한가.

홍콩 사태가 심상치 않다. 일국양제가 흔들리고 있다. 타이완은 도리어 본토에서 멀어져 간다. 경제적으로도 고도성장의 시대가 끝나간다. 고학력 실업자가 늘기 시작했다. 화이트칼라 중산층은 늘고 있고, 이들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익숙해져 있다. 공산당에 대한 정치적 민주화의 압력은 여전히 잠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핵심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불과 2~3년 뒤다.

▲ <중국의 엘리트 정치>(조영남 지음)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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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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