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언급하며 "중대 조치" 경고

안보리 국가들 규탄 성명에 반발 "인내심에 한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일부 국가가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낸 것을 두고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언급하며 중대조치를 할 수도 있다며 경고했다.

10일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공정성과 형평성을 표방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에 진행된 미국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정당한 조치만을 걸고 드는 것은 우리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조미 실무협상을 애걸하고서는 빈손으로 나와 협상을 결렬시켜놓고도 회담결과가 긍정적이었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는 미국이 뒤돌아 앉아 추종 국가들을 사촉하여 우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도록 한 데 대해 우리는 그 기도가 무엇인지 깊이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인정한 바와 같이 미국의 이번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가 우리를 압박할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 명백한 실정에서 우리도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해줄 수 있지만 아직은 그 정도까지의 대응 행동이 불필요하거나 시기상조라는 판단밑에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며 우리가 지금까지 자제하여 온 모든 것이 무한정 계속된다는 법은 없다"고 밝혀 ICBM 시험 발사도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대변인은 "우리가 강하게 경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올바른 잣대나 기준도 없이 그 누구의 이해관계에 따라 우리의 자위권에 속하는 문제를 부당하게 탁위에 올려놓고 있는 현실은 미국과 신뢰구축을 위하여 선제적으로 취한 중대 조치들을 재고하는 방향으로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현지 시각) 유엔 안보리는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와 비상임이사국인 독일의 요청으로 비공개회의를 열었으며, 회의 이후 위 3개국 외에 비상임이사국 벨기에·폴란드, 차기 이사국인 에스토니아 등 6개국이 북한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이 SLBM 발사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위반했음이 명백함에도 안보리는 일부 국가의 성명만 발표하는 등 수위 높은 대응을 하지 않았다. 특히 북한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회의 때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이 일부 국가의 성명에 '중대 조치'를 언급하며 강경한 대응을 보이는 배경에는 추후 미국과 협상을 염두에 두고 이를 하나의 압박 카드로 사용하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북한은 이번 안보리 회의가 소집되기 전인 지난 7일(현지 시각)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의 입을 통해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주의 깊게 살펴 보라"라는 경고성 발언을 하며 안보리와 관련한 미국의 활동에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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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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