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라크 한국인 피격설 사실 아닌 듯"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 한국인 테러위험은 점점 고조

지난 달 31일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승합차를 타고 가던 한국인 한 명이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는 소식의 진위여부가 이틀이 지나도록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사실이 아닌 것 같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 "사실이 아닌 듯"**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라크에서의 한국인 피격설과 관련, "사실이 아닌 것 같고 신빙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제보자가 처음엔 기아자동차였다고 하다가 도요타 차량이라고 하고, 한국인이라고 했다가 동양인이라고 하는 등 말이 자꾸 바뀌고 있고 사건 발생 자체도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종석 NSC 사무차장도 2일 수석 보좌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31일 밤부터 지금까지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파악이 안된다"면서 "차량이 도요다 밴이라는 것은 파악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인 사망설은 지난 달 31일 오후(현지시간) 한국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나시리야로 통하는 인근 도로에서 한국인 한 명이 승합차를 타고 가던 중 무장세력 3~4명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으며, 이 지역을 경비하던 루마니아군이 반격에 나서자 이 무장세력들은 차량을 탈취해 도주 했다는 내용으로 이라크 현지 군 소식통을 통해 흘러나왔다.

이같은 소식은 한국 대사관과 언론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거의 동시에 전해져 초기에는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라크 국내에 독자적인 취재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는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도 승합차를 포함한 두 대의 자동차가 나시리야 인근 도로에서 총격을 받아 한국인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격 사망설이 나온 지 이틀이 지나도록 아직 구체적인 정보와 사망 한국인의 시신 존재 여부 등 물증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대사관측도 31일 소식을 접한 지 이틀째 사실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한국인 사망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1일 전했다.

***당초 신고자, 진술 바꾸는 등 신빙성 떨어져**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의 말처럼 실제로 당초 신고한 사람이 진술을 계속 바꾸는 등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스라주의 움카스르에서 약탈자들이 기아자동차 밴을 타고 가던 한국인 한 명을 살해한 뒤 차량을 빼앗아 나시리야로 달아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교전을 벌였으며 이들은 차를 버리고 도망쳤다"는 내용의 한국인 사망설을 처음으로 전한 사람은 이라크 남부 디카르주 모 정당의 경비책임자이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사람은 진술을 계속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정보를 그는 나시리야 주둔 루마니아 대대 정보장교에게 처음 신고했고 이 신고는 이탈리아군을 거쳐 서희부대측에 전달됐지만 그는 이후에 있은 조사에서는 말을 바꿔 "사망자가 한국인인지, 동양인인지 확실하지 않다", "자동차도 기아 밴이 아니라 핸들이 오른쪽에 달린 일제 도요타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측에서는 그 경비책임자를 직접 조사하기 위해 행방을 찾고 있으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또 시신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잘 모른다"고 말해 루마니아 대대와 이탈리아 여단 등 연합군측은 한국인 사망설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인인 한국인이 사망해 시신이 병원 등으로 옮겨졌을 경우, 현지 경찰이나 연합군측에 그 사실이 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아직 그같은 정보도 들어오고 있지 않고 있다.

한국대사관측은 또 남부 바스라와 바그다드 주재 한국 교민들이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되고 이라크에서 가족이나 직원이 행방불명됐다는 한국인들의 신고도 전혀 없다고 전했다.

***교민 안전 대책 더욱 시급히 필요**

하지만 한국 대사관측은 이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추가 확인 작업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라크 파병이 결정됨에 따라 교민에 대한 안전 대책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달 31일 바그다드 중심부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자살 차량 폭탄 공격으로 8명이 숨진 가운데 주변에서는 바그다드 주재 교민들이 송년모임을 갖고 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히 교민들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외국인을 노린 이번 자살 차량 공격은 무장세력들의 공격대상에 한국인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