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중학교 졸업생 30명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법무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의 지난 8일 김군 아버지 ㄱ씨 난민 불인정 판정에 대해 "포용과 존중을 배우려 했던 우리에게 배척과 편견의 독한 대답으로 던져진 판정"이라며 "누가 됐든 우리의 슬픔 곁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아주중 졸업생들은 불인정 판정이 내려진 8일을 "친구를 지키고 생명을 지키려했던 작은 정신 하나가 꺾인 날"이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날"이라고 표현했다. 아주중 졸업생들은 "8월 8일 난민 인정과 난민 불인정, 두 상황에 대한 입장문을 준비해야 했지만 차마 난민불인정에 대한 입장문을 쓸 수 없었기에 난민인정이 됐을 때 내려했던 '10년의 꿈이 이루어지다'"라는 제목의 입장문만 들고 갔었다며 "그 기쁨의 입장문 대신 우리는 정말 꿈에서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입장문을 지금 쓴다"고 했다.
아주중 졸업생들은 이어 "위로하며 맞아주시는 목사님의 기도와 함께 먹었던 늦은 점심도 잠시의 따뜻함만 주었을 뿐, 우리가 겪는 슬픔을 다 밀어내지는 못했다"며 "민혁이와 아버님을 보내고 선생님과 헤어질 때까지 우리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다시 싸우자고 격려했지만, 농담도 하며 웃어보기도 했지만, 우리는 돌아오며 울었다"고 8월 8일을 회상했다.
아주중 졸업생들은 서울출입외국인청의 불인정 판정이 모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똑같은 사유로 난민 신청한 아들과 아버지에게 아들은 박해의 위험이 있고 아버지는 박해의 위험이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며 "미성년자인 아들보다 어른인 아버지가 박해의 위험도가 더 높고 아들이 난민인정을 받은 작년보다 1년 후인 지급의 아버지가 더 주목받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한데 같은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서 불과 1년만에 같은 사안에 대해 정반대의 판정을 내렸다"고 불인정 판정을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 국민이 아니면 아무렇게나 짓밟아도 되는 것인지, 그런 사고가 일제가 타민족이라는 이유로 우리 민족을 유린했던 것을 정당화한 생각, 주권을 잃어 난민과 같았던 우리 백성을 위안부로 징용으로 끌고 갔던 것을 합리화한 생각과 다른 생각일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힘이 많이 부족하지만 끝까지 싸울 것이니 누가 됐든 우리의 슬픔 곁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란인 ㄱ씨는 2010년 한국에 온 뒤 천주교로 개종했다. 이후 종교적 난민을 신청했으나 2016년 난민 불인정 판정을 받았다. 그 뒤 1, 2심 소송에서도 패소했다. 앞서 김군은 아주중에 재학하던 2018년, 친구들의 도움 등으로 재심사를 통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ㄱ씨는 지난 2월 19일 난민 지위 재신청을 했으나, 8월 8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은 "ㄱ씨의 주장은 난민협약 제1조 및 난민의정서 제1조에서 규정한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ㄱ씨에게 인도적 체류만 허가했다. 인도적 체류자는 1년바다 체류자격 심사를 거쳐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 난민 인정자와 달리 생계비, 의료비 등 사회보장 혜택에서 제외된다.
ㄱ씨는 법무부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 및 행정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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