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차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측 고위급 관료가 아시아 쪽으로 출장을 가니까 이 기회에 3개국의 고위급 관리들이 모여서 회담을 하려 했는데 한국과 미국은 매우 적극적인데 일본측에서 아직 답이 없고 좀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설명을 하지는 않았으나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10∼21일 한일 등 아시아 방문 기간에 한미가 일본과의 3자 고위급 협의를 추진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미국이 한미일 3국의 고위급 협의 테이블 마련을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악화하는 한일 갈등 수습을 위해 적극적 역할에 나서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1∼14일 일본에 머무는 스틸웰 차관보 역시 일본에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한 한미일 고위급 협의의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한 김 차장은 "한미 간에 여러 이슈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미국이) 두 나라 간에 잘 해결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제게 알려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일 갈등으로 미국 기업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미국 정부가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본인들이 내부분석을 다 했을 테니까 알고 있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
그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면담하기 전 기자들에게 "일본이 취한 조치가 경제와 외교안보 두 부분이 있기 때문에 통상 차원에서 이것이 뭘 의미하는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해 대화를 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면담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의 반응과 관련해서는 "두 동맹국 사이에서 이런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이, 건설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일본에 대한 미국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이 문제가 장기적으로 가면 미국 입장에서도 좋은 것은 없으니까 문제가 빨리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미국이)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날 미 상·하원 관계자도 두루 만났다. 그는 "상하원쪽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파악해서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잘 해결하는 데 미 행정부와 함께 나서서 도울 생각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이르면 이달 중순 열릴 것으로 전망돼온 북미 실무협상 재개 시점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지금 답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2일 예정된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면담과 관련, 북미 실무협상의 의제와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고 있는 비핵화의 최종상태(end state) 합의 등과 관련해 미국의 생각을 자세히 들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들은 적은 없고 서울에 가서 확인을 해봐야 된다"고만 답했다. 방미 기간에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김 차장은 전날 워싱턴DC를 전격 방문,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을 만난 데 이어 이날 라이트하이저 대표를 만나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한국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어 12일 쿠퍼먼 부보좌관과의 면담까지 백악관과 행정부, 의회 고위인사들을 두루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 국장도 전날부터 워싱턴DC를 방문해 국무부의 롤런드 드 마셀러스 국제금융개발담당 부차관보,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를 면담했으며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르면 다음주 방미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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