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북중 관계 발전해야 지역 평화에 도움"

공항 영접에 나왔던 김영철 정상회담에는 불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 관계의 발전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2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양 정상이 지난 20일 금수산 영빈관에서 회담을 가졌다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양 정상이 "지금과 같이 국제 및 지역정세에서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는 환경 속에서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깊이있게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두 나라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신은 양 정상이 "전통적인 조중 친선 협조관계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계속 활력있게 강화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두 나라 당과 정부의 시종일관한 입장"이라는 뜻을 보였다며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이익에 전적으로 부합된다는데 대하여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중국 관영 CCTV는 북한이 북미 간 벌어지고 있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적극적 참여를 주문했으며, 중국 역시 힘이 닿는 데까지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는 북한 매체를 통해 북중 양국의 발전이 지역의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양 정상의 인식이 공개되면서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 중국의 역할 강화와 북한의 '새로운 길' 탐색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평양에서 만나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한편 이날 회담에는 리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북한의 대외 문제를 다루는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지만, 숙청설이 제기됐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이 2018년 3월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의 불참은 이례적이다. 이는 북한의 대외 분야에서 김 부위원장의 역할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부위원장이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부터 시작됐던 북미 간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지고 대외 정책 및 집행의 일선에서 사실상 물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20일 시 주석의 평양 도착 당시 평양 순안 공항에 영접을 나왔으며 북한 매체 역시 그가 영접 인사의 일원이었음을 확인한 만큼 실제 그의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날 정상회담에 북한 측에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김재룡 신임 내각 총리가 배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북중 간 경제협력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신은 "쌍방은 조중 두 당과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긴밀히 하고 호상 이해와 신뢰를 두터이 하며 고위급 래왕의 전통을 유지하고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나가기 위하여 공동으로 적극 노력"하겠다는 점을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회담 이후 시 주석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만찬을 가진 뒤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북중 우호를 주제로 한 집단 체조를 관람했다. 시 주석은 21일 1박 2일 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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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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