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3,000명의 직원을 동원하여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 혐의가 있는 서울 경기 충청권 중개업소 600곳을 대상으로 대규모 '입회(立會)조사'를 실시한다"는 등의 부동산대책(서울, 수도권의 전매금지등) 발표.
6월3일
'누가 중개사무소의 문을 닫게 하는가?'라는 제목의 대한공인중개사회의 성명서.
"....우리 공인중개사들이 생업의 장(場)인 중개사무소를 이탈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공인중개사들이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고 그에 대한 단속을 모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신뢰하여 거래한 고객들의 거래내역들이 노출되어 혹여라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법적으로 보호할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1백일일 기자회견에서 "서민생활의 가장 큰 적인 부동산 가격폭등을 기필코 잡겠다"고 다짐.
6월4일
국무회의에서 최종찬 건교부장관이 "부동산대책이 효과를 발휘해 집값이 떨어지고 있으며 전문가들도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한 풀 꺾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고 보고하여 박수를 받음.
6월10일
대한공인중개사회(회장 김부원)는 국세청의 중개사무소에 대한 입회조사에 대한 대응으로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사례를 수집·검토 후 공개한다"라는 등의 회의결과를 발표.
이상이 5.23부동산대책 이후의 전개상황입니다.
***공인중개사회, 꼭 고위공직자 투기 사례 공개하시오**
이러한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사례 공개'라는 회의결과 발표는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 한 이익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정부나 정치권 사회지도층에 대해 '공갈'치는 상황이라고 개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회가 진심으로 공동체로 살아가는 문제인 부동산투기에 대하여 고민한다면, 이번에 공언한대로 어떠한 불이익이 있더라도 투기사례를 수집 공개하여야 합니다.
그 길만이 중개업자가 사기꾼으로까지 비하되는 현실에서 건전한 상식을 가지는 대다수의 선량한 중개사들을 보호하는 단체가 될 것이기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해 주십시요.
그러나 6월3일자 성명에서 보듯이 '단속을 모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궁색한 변명을 하는 이같은 처신은 협회가 지금 '정치적인 쇼'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심을 갖게도 합니다. 그렇다면 단속에도 불구하고 지금 영업하고 있는 중개사무소는 고객을 보호하지 않는 사무소라는 말입니까?
어떻든 무자격자의 떴다방이든, 돈많은 중개보조원의 투기조장이든, 자격증의 대여로 인한 투기세력의 진입이든 이러한 분위기를 방관-묵인-조장-협력한 일단의 책임이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는 '자기반성'의 전제하에서 공인중개사회는 국세청의 입회조사에 항의하고 제도적인 문제에 대하여 정말 고민하는 그런 자세와 대안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말 어떤 압력과 불이익을 받더라도 고위공직자뿐만 아니라 정치인, 사회지도층의 부동산 투기 사례 공개해야 합니다. 그 길만이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받는 부동산중개업을 만드는 일이며, 제도개선을 이루는 시작입니다.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부동산값을 잡았다고 자랑하는 정부에게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국세청의 입회조사라는 완장 차고 단속하는, 일제시대나 군대문화에서나 있을 그런 전시행정적인 행위로 부동산사무소를 일시적으로 문 닫게 해 거래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부동산가격이 잡혔다고 국무회의에서 보고하여 박수받는 그러한 촌극을 21세기 민주화된 사회에서 보아야 하는 것이 이게 우리 수준인가 싶어 정말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완장 차고 하는 단속이 아니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투기가 '제도적'으로 막아지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고 대증적이고 전시행정적인 것에 신경을 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위가 일국의 국무회의에서 박수받는 지금의 현실은 촌극이 아닌가요?
이러한 전시행정적 조치들은 잠시 모든 것이 잘 되는 것처럼 보였다가 다시 악화시키는 것을 우리는 과거의 숱한 부동산대책에서 경험했으면서도 말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목격한 것은 고위공직자나 기득권들이 눈가림하여 가격 잡힌 것 같이 보이게 만든 뒤, 관심이 떨어지면 유야무야하는 그러한 속임수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러한 '반복학습'이 되풀이되다 보니 정부 단속만 시작되면 선량한 중개업소도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하는 심정에 문을 닫고, 그러다 보니 실제로 '문제 있는 업소'와 더불어 희석돼 버리는 결과를 낳곤 하였습니다. 실제 문제 있는 업소들을 시간을 두고 끝까지 '발본색원'하는 그러한 단호함을 보지 못하였다는 말입니다.
***정말로 부동산값을 잡을려면 제도개혁을**
국세청이 기왕에 나섰으면 완장단속보다는 중개사무소에서 중개수수료를 카드결제하게 만드는 제도적인 개혁을 했어야 합니다. 또한 1인 2주택이상 보유 통계가 아닌, 1가구 2주택이상의 통계를 발표해야 합니다.
주무부서인 건교부는 중개보조원도 교육이수 후에 등록 관리하도록 해야 하고, 행자부는 경찰이 무허가 떴다방을 수사토록 하고 부동산계약서의 검인시 허위계약서 대행자를 단속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처럼 현실적이면서, 법을 개정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제도적 개혁을 해서 박수를 받았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러한 제도적인 조치들이 수반되지 않으면서 공인중개사들만 모든 부동산투기의 주범으로 몰아 '털어서 먼지 안나냐'는 식으로 부동산사무소를 입회조사로 문닫게 해 거래를 마비시킴으로써 부동산가격이 잡혔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우스운 얘기 아닙니까?
더군다나 부동산업무의 주무부서인 건교부도 아닌 국세청에서 궁색한 단속이유인 법정수수료 초과 취득과, 실제 분양권전매를 제외한 부동산매매에서 거의 하지 않는 이중계약서 작성(이것은 등기시 법무사에서 대부분 대행하기에 부동산사무소는 관여를 하지 않음)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공인중개사들에게 '다른 전문자격사들과 비교되는 힘이 없어서 그런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공인중개사회는 고위공직자 부동산투기 사례를 수집 공개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공인중개사회, 꼭 약속을 지키십시오**
작금의 부동산투기에 일단의 책임이 있는 집단이, 일국의 국무회의에서 박수받는(?) 사안에 대해 감히(?) 딴지걸기를 하겠다는 나라....
아, 정말 대단한 나라,
오~ 필승 코리아입니다.
만약 공인중개사회가 고위공직자의 투기사례를 공개하지 못하면, 이제는 정부를 상대로 하는 공갈집단이 될 것입니다! 국민에게 한 약속대로 꼭 공개하십시오! 그 길만이 공인중개사도 살고, 나라경제도 사는 길입니다.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공인중개사회를 지켜보겠습니다!!
2003년 6월 11일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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