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탄도미사일' 규정...靑 "분석 중" 신중

합참 "고도 낮아 정밀한 분석 필요"

미국 국방부가 북한이 9일 발사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데 대해 청와대와 우리 군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미 국방부 성명과 달리) 미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며 "구체적인 (미사일) 종류와 재원과 관련해 한미 군 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는 (미국 측의) 대변인 발표나 브리핑,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을 기준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누구의 말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나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미국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대북 식량지원 계획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새롭게 바뀌는 것은 없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쏜 발사체를 미사일로 추정하면서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는 데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이날 오전 합참 보고를 받은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일부 언론에서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그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고도가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좀 더 면밀한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사일의 형태가 어떤 미사일인지, '아스칸데르'급인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면밀하게 분석해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형태나 이동식 발사차량(TEL) 발사로 봐서는 탄도미사일로 보일 수 있지만, 저각도로 날아갔고, 거리상 미국에서 식별이 쉽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보면 차이가 있다"며 "좀 더 정밀한 분석을 내놔야 알 수 있다"고 했다.

탄도미사일은 420km를 날아갈 경우 최대 고도가 120km를 넘지만 이번 미사일 추정체의 경우 최대고도가 40여km에 그쳐 탄도미사일의 일반적인 고도보다 낮다는 것이다.

합참은 북한이 쏜 미사일 추정 발사체 정보와 관련해 "고도는 약 40여km, 사거리는 각각 420km와 270km,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또 "서해상에 240mm 방사포와 지난 9.9절 열병식에서 보였던 신형자주포사격도 병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5일 전과 동일하게 세 종의 방사포 및 미사일이 발사된 것 같다"고 안 위원장은 전했다.

안 위원장은 "북한의 행태가 잘못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섣부른 판단으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탄도미사일로 규정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따른 추가 제재 논란이 뒤따른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국방부는 "북한이 목요일에 쏜 발사체는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로, 300km 이상 비행했으며 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발사 사진에 따르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의 일종으로 분석되지만, 북한은 정확한 탄종과 재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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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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