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퇴기의 미국은, 스스로 쇠퇴기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트럼프를 선택했던 것일까?
전 세계의 정책 결정권자는 물론이고, 자본가들도, 노동자들도, 경제활동을 하는 그 외 모든 사람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한다. 미국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팍스 아메리카나'는 실재한다. 그리고 여전히 전 세계의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좋든 싫든, 미국을 운영하는 최고 결정권자 트럼프의 행동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경제학과 곽수종 교수의 책 <세계 경제의 99%는 트럼프에 달려 있다>(메이트북스)는 미국의 경제, 그리고 세계 경제 상황을 '트럼프의 대내외 전략'을 통해 분석한다. 정책 결정권자의 성향과 전략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일례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 무역 분쟁, 그 일련의 과정들에서 우리는 트럼프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세계 경제의 판도가 달라짐을 목격할 수 있었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자신의 캠페인을 위해 잠재적 경쟁국은 물론이고 한국과 같은 전통적 우방국을 예외로 두지 않는다. 역으로 보면, 그런 점에서 그의 '예측 불가능성'은 오히려 '예측 가능성'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 책은 트럼프가 생각하는 21세기 글로벌 신질서 패권과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 분쟁의 속내와 겉내를 각각 살펴본다. 이를테면 미·중 무역 분쟁은 결국 미·중 간 군사적 충돌까지도 모두 고려한 21세기 패권경쟁의 첫 단추이며,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대부분 21세기 미국의 대내외 전략이 엉켜버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는 나름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매우 세밀하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트럼프는 이미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김으로써 이스라엘을 통해 중동 패권을 다시 장악하고, 중앙아시아·동남아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중국을 견제·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21세기 ‘팍스 아메리카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잠재적 위험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하지만 미시적 미세조정(fine tuning)을 위한 전략·전술로 공정하지 못한 무역을 바로잡을 수밖에 없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지해온 동남아 정책을 전면 개편하고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의 의미로 북핵 사태에 허허실실 전술을 택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허술한 측면이 너무 많다.
2020년 대선 캠프는 트럼프 당선과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아마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자기최면을 강하게 걸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엄밀히 말하면 1823년 '먼로주의', 1913년 '윌슨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미국에 얼마만큼 변화를 일으킬지 궁금하다."(본문 中)
지은이 곽수종 교수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캔자스대학교에서 '금융경제학(Financial Economics)' 전공으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미주경제 팀장을 지냈다. 2006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과정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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