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이 아니라, 진짜 '디벨로퍼'가 필요하다"

[인터뷰] 도시계획 전문가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손혜원 의원과 관련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손 의원의 행동과 관련해 '문화재 보호차원의 적극적인 행동이었다'는 옹호론부터, '집단매입을 통한 지가 상승을 노렸다'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많은 이들이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혜원 의원 개인을 둘러싼 사건의 핵심은 '공직자 이해충돌'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싼 논란을 보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의 헛점, 구멍이 그대로 드러나보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를테면, 누군가의 선의는 존중돼야 하지만, 그 선의가 '선례'가 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선의'의 방식을 그대로 '벤치마킹'한 투기꾼들을, 우리는 대체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투기'와 '도시재생'의 경계엔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은 구도심 등 낙후된 노후주거지를 새롭게 개선해 거주민 삶의 질과 지역발전을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대규모 철거 없이 주민들이 원하는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러한 도시재생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 때도 이 프로젝트가 진행됐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 정부는 대선 초기부터 도시재생 사업, 즉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핵심 실천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동안 진행된 뉴타운 사업처럼 대규모 개발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사람 중심, 소규모 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매년 재정 2조 원, 기금 4조9000억 원, 공기업 투자 3조원 등 약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결국, 세금으로 낙후된 지역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돈이 투입되니 자연히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된 곳의 부동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자, 다시 손혜원 사건으로 돌아와보자. 주목할 점은 손 의원 측근이 대거 부동산을 매입한 만호동 일대가 도시재생 사업으로 선정된 시기 즈음이다. 목포시는 2017년 10월 국토부에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응모했고 사업은 두 달 뒤인 12월 선정됐다. 도시재생뉴딜사업 규모는 30만㎡로 올해부터 국비 150억 원, 시비 100억 원 등 모두 250억 원이 투입된다.

그리고 도시재생뉴딜사업에 선정된 지 8개월 만인 2018년 8월, 만호동 일대가 문화재청의 근대역사문화공원으로 지정됐다. 올해부터 5년간 500억 원을 들여 근대건축 자산의 문화재 등록과 통합적 문화재 관리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한다. 문제는 근대역사문화공원에 지정된 지역 대부분이 도시재생뉴딜사업 선정지와 겹친다는 점이다. 결국, 이 일대에 앞으로 5년간 총 75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집값이 들썩일 수밖에 없다. 손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을 결정한 2017년 12월을 전후로 목포 구도심 부동산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BS가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불을 지핀 이유이기도 하다.

이것은 이 일대에 '아파트'를 세우겠다는 무차별 개발업자들의 '가격 띄우기'와 전혀 다른 방식이다. 이를테면 손혜원 의원은 '무차별 개발'로 인한 투기를 막았을 수 있겠지만, 전혀 다른 형태의 '투기' 가능성도 함께 열어준 셈이 된다. 결국 '어떻게 도시를 재생해야 하느냐'보다는 '어떤 방식이 더 나쁘냐'는 논쟁만 남게 된다. 무차별 개발에 달려드는 '투기'는 막았지만, 도시재생 사업에 달려드는 '투기'는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도시계획 전문가인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면 이와 같은 논란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손혜원 의원 식의(그가 국회의원이 아니라 민간사업가였다고 하더라도) '아마추어리즘'이 아니라 '전문 디벨로퍼'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아래 그와의 인터뷰 전문.

▲ 김경민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손혜원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상식적이냐의 문제다"

프레시안 : 지금은 논란이 있지만, 처음 SBS 보도는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매입을 두고 투기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도시계획 전문가 시각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경민 : 이건 '투기냐 투자냐'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 문제의 핵심은 민간기업 대표가 아닌 국회의원 신분에서 이런 일을 벌인 것이 과연 상식적인 것이냐에 있다. 만약 손혜원 의원이 아닌 민간인 손혜원 대표가 목포의 근대유산 부동산을 매입하고 박물관을 운영할 계획이었다고 하면, 절대로 비난할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박수를 쳤을 것이다.
목포가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되었고 미래에 상당한 핫(hot) 플레이스가 될 것 같아 보여도, 지방 소도시 지역,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수요가 매우 미약한 지역에서 실제 그렇게 되어 가는 과정은 험난하다.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따라서, 이런 지역의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다는 결정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그것은 민간인 신분의 사업가인 경우에 박수 받을 일이다. 국회의원 신분에서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의원은 룰을 세팅하는 사람 아닌가. 그런데 자기가 플레이어로 뛰었다. 정말 심각한 문제다.

만약 이런 방식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목포에 있는 시의원 모두가 손 의원처럼 해도 비난할 수 없다. 전국의 구의원,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 등이 ‘나는 선의로 낙후된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내 돈 들여서 먼저 샀는데, 나중에 특구로 지정되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고 치자. 그게 일반 상식선에서 수긍이 가능한 이야기인가. (공직자 등이) 먼저 땅을 산 후 그 지역이 도시재생지역으로 묶였는데, 자기는 선의로 땅을 샀다는 손 의원 식 주장이 정당하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난리가 날 것이다.

본 건이 투기인지 투자인지 그리고 의도가 선한 것인지 아닌지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그렇게 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며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전형적인 이해충돌이고 매우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설사 그렇게 부동산을 매입한 뒤, 이익이 전혀 생기지 않고 매입한 부동산에서 손해를 보았다고 해도 국회의원 신분에서 진행했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만약 손 의원 말대로, 문화재를 보호하는 게 중요하고 시급하다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게 아니라, 그가 할 일은 지역주민과 문화재 보호를 위한 집회를 하거나 캠페인 등을 해야 한다. 각종 캠페인 활동을 펼치면서 왜 목표지역이 중요한지, 목표 지역의 근대유산이 왜 중요한지, 이걸 부수지 않고 보존하면서 새로운 기능(문화, 예술기능)을 넣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손혜원 의원은 사실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문화재 지킴이) '브랜드'나 다름없는데, 본인이 캠페인을 벌였다고 치자. 그 누가 반대를 했겠는가?

그리고 본인이 박물관을 정말 운영하고 싶다고 하면, 그것은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경우에 해야 한다. 국회의원 신분을 그만 둔 후에 부동산을 매입하고 운영해야 한다.

프레시안 : 손 의원의 이번 부동산 매입이 투기라고 생각하는 이도 많이 있는 듯하다.

김경민 : 투기냐 투자냐는 전혀 상관없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왜 그랬느냐가 문제다. 의원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자기가 사업가 신분인지, 정책을 만드는 의원 신분인지 착각한 것이다.

"도시재생 사업, 인센티브가 과하게 강하다"

프레시안 : 이야기를 도시재생 사업으로 돌려보자. 문재인 정부 들어 도시재생 사업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결국, 세금을 투입해서 낙후된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의도다. 손 의원이 집중 매입한 지역도 도시재생 사업 지역이었다. 세금이 낙후된 지역을 되살리는 것은 좋지만, 지가가 오르면서 투기세력이 생겨나고, 원주민이 쫓겨난다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김경민 :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인센티브가 지나치게 과도하다. 전체 사업비(토지매입비와 건설비 포함 총 사업비)의 80%를 장기 저리 대출해준다. 그리고 10년간 원금은 안 갚고 이자(2%대 이자)만 갚는 구조다. 금융권에서 부동산 대출자금이 막힌 상황에서 엄청난 정책자금이다. 따라서 눈 먼 돈으로 인식하는 일부 영리 사업가들도 존재한다.

프레시안 : 그 80%에는 건물구입비도 포함돼 있나.

김경민 : 예를 들어 도시재생 지역에 한옥을 2억 주고 구입한 뒤, 이것을 리모델링비 1억을 써서 청년들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한다고 해보자. 이 사업이 승인되면, 총 사업비 즉 3억 원에서 80%인 2억4000만 원을 대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돈은 시중 금리인 4%보다 훨씬 싼 2%로 빌릴 수 있다.

프레시안 : 시중금리보다 훨씬 저렴하게, 그리고 LTV나 DTI도 적용받지 않고 건물을 살 수 있는 식인 듯하다. 도시를 재생한다고는 하지만, 그에 따른 인센티브가 상당히 많은 듯싶다.

김경민 : 도시재생 사업이 좋다는 것을 아니깐, 돈 벌려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식으로 인센티브를 강하게 주면, 나중에는 도시재생 목적과 별개로 자기 개인 이익을 위해 들어오는 이들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하지만 심사를 통해 그렇게 개인 이익을 위해 들어오는 투기꾼들은 걸러낼 수 있지 않나.

김경민 : 쉽지 않다. 그 사람의 의도가 선한지를 판단하는 게 어떻게 쉽겠나? 예를 들어, 사업계획서에 공적인 활동을 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청년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겠다’는 식으로 제안서를 쓴다고 하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 즉, 민간에서 상당히 오랜기간 활동한 디벨로퍼들은 공적인 느낌이 나도록 포장된 사업계획서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의도가 선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

▲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행되는 도시재생 사업, 철학이 없다"

프레시안 : 도시재생 사업이 초기 단계이기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듯하다. 말마따나 의도가 선한지 아닌지를 알 방법은 없다. 이후 도시재생 사업 구역이 어떻게 변화되고 안착되어가는 지를 잘 살펴보면서 문제점을 보완·수정해야 할 듯싶다.

김경민 : 도시재생 사업의 문제는 철학의 부재와 연결된다. 도시재생이라고 할 때, 문화와 예술 등을 활용해서 동네를 띄우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완전히 잘못된 인식이다. 동네를 상업화 시키는 게 도시재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시재생의 목적은 크게 지역 커뮤니티와 주거복지를 향상시키고 이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가 반드시 카페가 들어서는 상업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봉제공장이 많은 지역은 카페가 들어와서 외지인들이 오는 상업화할 동네가 아니다. 패션산업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이 방향에 맞춰서 지역산업생태계를 어떻게 혁신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지역이다.

달리 표현하면, 도시재생은 서민 주거와 관련해서는 '공적인 부동산 개발(development)' 영역, 그리고 지역경제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영역으로 대변할 수 있다. 그런데, 대단히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도시재생 사업을 주로 하는 오피니언 그룹과 이들을 돕는 그룹을 보면, 대개가 건축가 혹은 도시계획, 설계 경험이 있는 학계 출신들, 문화 예술인들이 많다.

과연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역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공적인 부동산 개발,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사람이라는 게 자기가 해왔던 방식의 연장선에서 생각하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 도시재생 한다고 하면, 벽화 그리고 지역 경제와 상관없는 건축물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겠나?

물론 그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안다. 그래도 도시재생 사업은 몇조 원이 풀리는 사업이요 비즈니스다. 그리고 그 상당 부분은 국민 세금이다. 제대로 된 역량 있는 사람들이 주도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은 사업이다. 제발 역량있는, 사업을 아는 사람들이 관여하길 바란다.

지금 을지로 세운3구역 재개발 문제로 시끄러운데, 서울시는 도심 제조업 활성화를 기치로 세운상가를 리모델링을 했다. 그러면서 그 주변 지역을 부수고 재개발을 승인했다. 세운상가 주변 공구상들이 제조업 가치사슬로 다 연결되어 있는데, 이를 부수고 복합용도개발 (상가-오피스-주거) 하면서 도심제조업 활성화한다고 주장할 수 있나? 철학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준 대표 사례이다.
프레시안 : 도시재생 사업이 우리보다 앞서서 진행된 미국의 경우는 어떤가.

김경민 : 미국은 공적인 마인드를 갖춘 민간 '디벨로퍼'가 도시재생사업의 주체 역할을 한다. CDC(Community Development Corporation)라는 조직이 지역마다 존재하며, 이들이 이러한 역할을 맡는다. 비영리를 추구하는 민간 조직이면서 명확한 책임있는 주체이다. 일종의 사회적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도시재생구역마다 있는 센터와 다르다.

그리고 CDC에는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전문가그룹들이 포진해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도시재생 센터 수장 역할을 하는 센터장의 경우, 대개가 교수들인 경우가 많다. 교수를 하면서 센터장을 맡는 구조도 개인적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들 중 지역 경제를 이해하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역량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도시재생 구역에 들어오는 '플레이어'들이 천편일륜적이라는 문제가 있고, 그 다음으로는 이 플레이어들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나 많은 돈을 주고 있다는 게 문제다.

프레시안 : 정부의 돈이 대량으로 흘러가기에, 도시재생 구역으로 지정되면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듯하다. 그렇기에 지역주민은 자기 집이 도시재생 구역에 들어가길 희망한다. 그 구역이 어떤 개념과 비전으로 만들어지는지는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김경민 : 서울 강북 지역이 중점적으로 도시재생 구역이 지정되고 있다. 이 구역들은 지역마다 목적이나 개발 비전, 방향, 균형에 대한 고민이 설정돼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전략과 비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비전은 5~10년 후에나 윤곽이 드러난다. 하지만 그렇게 10년 뒤의 모습을 그리는 것은 물론, 거기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있다 해도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다. 지역의 비전을 세우고 전략을 세우는 일은 사업가들이 해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문화 예술 건축계 인사들 모두가 그렇지는 않더라도, 도시재생에 참여하는 이 분야 사람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았고 실제로 이런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나?

프레시안 : 그렇다면, 현재 진행되는 도시재생 사업은 얼마 가지 못해 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

김경민 : 지금처럼 진행되면 망하는 구역도 반드시 생겨나게 될 것이다. 계속 세금이 들어가는데, 집값 오르는 것 말고는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망한 거 아닌가. 애초 계획했던 지역커뮤니티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지 못한다면, 결국 실패한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 김경민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

프레시안 :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김경민 : 우선 먼저 진행된 도시재생 선도지역 10곳부터 먼저 평가해야 한다. 이들 지역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부터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것을 기본으로 도시재생 사업에서 개선점을 찾아 고쳐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전국에서 우후죽순 도시재생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프레시안 : 그렇게 빠르게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경민 : 성과위주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내에 성과를 내야 하지 않겠나.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도시재생 사업은 5년 내에 무언가 성과를 내려고 하면 안 된다. 단순히 건물을 짓고, 리모델링을 하는 게 도시재생이 아니다. 지역의 인프라를 새롭게 구성하는 게 도시재생이다.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장기적으로 가야 한다.

프레시안 : 구역을 지정해서 그 지역에 한해서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펼치는 게 궁극적으로 그 지역의 집값을 올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경민 : 낙후된 지역에 사람들이 안 들어오지 않나. 그러니 도시재생 구역으로 지정하고, 정부 지원금을 투하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돈이 들어가니 집값이 오른다. 문제는 간단하다. 구역을 풀면 된다. 창신숭의 도시재생지역 바로 옆인 신설동만 가보더라도 창신숭의동 소재 건물처럼 허름해 보이는 건물들이 있고, 거기도 지역 경제 상황이 창신숭의동과 별 차이가 없다. 거기도 도시재생이 필요하지만 거기는 도시재생 구역이 아니다. 모든 것을 구역지정을 통해 풀려고 하지 말았으면 한다. 괜찮은 계획이 있고, 또 그것이 도시재생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으면 지원해주면 된다.

프레시안 : 그럴 경우, 천문학적인 돈이 들지 않겠나.

김경민 : 그것은 심사를 통해 정리하면 된다. 필요한 사업인지 아닌지 엄격하게 검토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필요에 의해 적재적소에 지원을 해주면 된다는 이야기다.

프레시안 : 쉽지 않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도시재생 사업의 부작용을 고려해볼 때, 한 번쯤은 생각해볼 대안이기도 한 듯하다. 오랜 시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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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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