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첫 민립(民立)학교이자 호남 지역 첫 민족사학인 고창중·고등학교가 1919년 설립된 이래 내년에 개교 100년을 맞는다. 관련해 '고창중·고 개교 100주년 비전선포식'이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다.
고창중·고등학교는 1919년 4월 14일 설립됐다. 조선인이 학교를 설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인이 운영을 했지만 1차세계대전 후 경제 공황의 여파로 폐교의 위기에 빠지자, 고창군민 5500여 명이 뜻을 모아 '민족 문화 향상'과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학교를 인수, 경영하기로 하면서 1922년 '조선 최초'의 민립 학교로 재탄생했다.
농업, 공업 학교만을 인가하던 일제 강점기에 인문계로, 그것도 관 주도나 종교단체 주도가 아닌 '군민 헌금'으로 세운 '민립 학교'는 사실상 최초였다. '흥학보국'을 창학 이념으로 한 고창고등보통학교는 일제 강점기 시절 항일 민족 정신의 요람으로 통했다.
전주 신흥학교가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면서 폐교를 당하자, 고창고보가 신흥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을 받아들여 학교를 통합하기도 했다.
1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안정환 아시아투데이 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고창중·고 개교 10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저희 조부께서 1919년에 (고창고보 군민 인수) 모금 운동에 크게 기여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한강 이북에서는 오산학교, 한강 이남은 고창고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항일 민족 교육의 장으로서 고창중·고등학교는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겨 의미가 매우 크다"고 했다. 고창중·고 동문인 홍 원내대표는 "고창중·고 100주년 기념 행사를 위해 함께 마음을 모아가자"고 했다.
연합뉴스 본부장,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등을 지낸 정남기 고창중·고 총동창회장은 "역사를 보면 고창 군민들이 고창중·고등학교의 주주들이다. 고창 출신으로 고창중·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았지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분들에게도 감사하다. 백주년을 맞는 학교가 흔치 않다. 앞으로 100주년 기념 사업이 잘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정형일 MBC 보도본부장은 "선친의 모교인 고창중·고등학교 설립 100주년은 제 고향의 자랑이자, 국가의 큰 경사다. 마침 임정 100주년, 3.1운동 100주년과도 역사를 같이 하고 있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며 "기념사업이 잘 마무리될 때까지 성심성의껏 힘을 보태도록 하겠다"고 전해왔다.
이 자리에는 실크로드시앤티(주) 박민환 회장, (주)아이드원 이동전 대표이사, (주)주미사 김성수 회장, 유덕상 전 제주도 환경부지사, 김상택 (재)의사안중근장학회 조직위원회 총재, 김윤욱 SK(주) 법무담당 전무, 오상태 한국4차산업혁명 R&D 센터 대표연구원, 방기관 오마이뉴스 부사장,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 김계희 100주년기금모금 총괄부회장, 정재룡 국회 교육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변우용 고창고등학교 교장, 최동성 고창중학교 교장 등이 참석했다. 고창 출신 국회의원인 백재현, 진영, 정운천, 안규백, 강병원 의원 등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고창중·고등학교 동문들과 고창군민이 함께하는 고창중·고 개교 100주년 행사는 2019년 4월 12일부터 14일까지 고창고 교정에서 열리며 기념식 행사는 14일에 개최된다.
△1919년 4월 14일 부안면 사립 오산학교 인가
△1920년 3월 27일 사립 오산고등보통학교 인가
△1922년 2월 2일 고창군 군민대회 개최 학교 인수 운영 만장일치 결의
△1922년 4월 1일 오산고등보통학교 인수(양태승 교장 대리 임명)
△1923년 7월 7일 재단법인 고창고등보통학교 인가
△1937년 9월 25일 전주 신흥학교 전교생 전학 입학 10학급 완성
△1938년 3월 15일 사립 고창중학교로 이름 변경
△1946년 6월 12일 중학교 수업 연한 4년에서 5년으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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