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씨는 <미디어오늘>이 10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6억 원'의 사용처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지금 20억은 사탕값이더라. 지금 모대통령 부인 수표가 600억 짜리가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 비판을 이정희 씨가 한다면 천벌 받는다"고 박 후보를 옹호했다.
박 후보는 지난 4일 TV 토론회에서 1979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 후보에게 6억 원을 건넸다는 지적에 "당시 아버지도 그렇게 흉탄에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배려하는 차원에서 준다고 했을 때,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정작 "어린 동생"이었던 박근령 씨는 6억 원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인 셈이다. 박 후보가 동생을 위해 돈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근령 씨는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 내가 알기로는 사적인 부분이고, '언니, 어디에 썼어?'라고 물어볼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청와대에서) 이사 나가는데 돈이 안 들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근령 씨는 "(박 후보가)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나는 잘 이해가 안 된다"면서도 "가족이 써도 상관없는 돈이라고 알았기 때문에 언니가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 공적 자금이라면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언니는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막막하니까 '이건 아버지가 받으신 당당한 커미션이라면 아버지도 어머니도 안 계신데 먹고살아야지, 동생들 부양도 해야 하고…' 그런 각도에서 말을 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니가 그렇게 말할 리가 없다"라고 박 후보의 입장을 옹호했다.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에 대해 근령 씨는 비자금이 아니라 "통치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근령 씨는 "대통령은 통치 자금이 있다. 통치 자금 없는 대통령이 어디 있나? 말해보라. 아버지 보고 훌륭하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통치 자금, 정치 자금을 얼마나 자기 주머니로 넣지 않고 사회로 환원시키느냐, 사회를 위해 썼느냐, 거기서 아버지가 청렴하다고 듣는 것이다"라며 "아버지께서 살아계셨으면 그 6억을 사회를 위해 쓰실 것인데 그 돈을 다 집행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캠프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같은 근령 씨의 인터뷰에 대해 논평을 내고 "박 후보는 당초 어린 동생들과 살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6억 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동생인 박 씨는 그 돈을 언니 박 후보가 '어디에 쓴지 모른다'고 했다"며 "박 후보는 이 문제를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제 동생들을 파는 감동 없는 신파극도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박 후보는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받은 6억 원을 언제 사회에 환원할 것이고, 지난 15년 동안 법적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는지 말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대선전에 이미 사회 환원을 검토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이번 대선후보 등록 때에는 법적 재산 신고를 안 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