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스트림 펑크'의 탄생

[최재천의 책갈피] <유튜브 레볼루션>

"사람들은 앞으로 10분 미만의 짧은 형식으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고품질의 글과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즐기게 될 거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콘텐츠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겁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제프리 캐천버그)

오늘날 10대인 두 딸아이가 여가를 보내는 방법은 <유튜브 레볼루션>의 저자 로버트 킨슬과는 너무 다르다. 딸들은 아마존에서 종이책을 사서 읽는 걸 좋아하는데, 태블릿에는 끝도 없는 책 목록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수많은 사이트를 오가며 정보를 얻고,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수백만 곡의 노래를 듣고, 넷플릭스로 수천 개의 영화를 보며, 위성TV에서 나오는 수백 개의 채널을 즐긴다. 그런데 이런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도 아이들이 자유시간 대부분을 할애하는 대상은 따로 있다. 바로 유튜브다.

유튜브는 (중국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용 중이다. 라오족, 텔루구족의 언어를 포함해 76개국의 언어로 현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 세계 인터넷 사용 인구의 95%를 아우른다.

유튜브의 성공은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콘텐츠의 무료 유통과 수익 공유 시스템이다. 매달 수백만 크리에이터들의 계좌로 돈이 입금된다. 둘째, 동영상과 음향 제작비용이 현저히 낮아졌다. 셋째, 스마트폰의 대중화다. 카메라가 우리를 잠재적 크리에이터로 만들어줬다면, 스크린은 우리 모두에게 잠재적 시청자의 역할을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스트림펑크(streampunks)'가 탄생했다. 플랫폼에서 성공을 거둔 크리에이터와 엔터테이너의 콘텐츠를 시청하는 세대다. 이들은 자신의 창의성을 세상에 공유하는 선구자들의 도전정신에 강력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

오늘날의 경쟁은 진열대나 케이블 상품을 두고 벌어지지 않는다. '시청자의 시간'이 경쟁의 대상이다. 광고주, 방송사, 신문사, 웹사이트, 콘텐츠 창작자, 앱 등이 모두 시청자의 관심을 갈구하고 있다. 시청자의 관심이 곧 '화폐 가치'다. 관심이 디지털 시대의 화폐라면, 모든 기업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미국인은 하루에 평균 다섯 시간을 무언가를 시청하는 데 쓴다. 이보다 더 오랜 시간을 소비하는 건 딱 두 가지, 일과 잠뿐이다. 지구인의 시간을 지배하는 압도적 플랫폼, 바로 유튜브다.

그렇다고 유튜브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오픈 플랫폼이라는 정체성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튜브의 미래는 세상에 아직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그 무엇이다."

▲ <유튜브 레볼루션>(로버트 킨슬·마니 페이반 지음, 신솔잎 옮김)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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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예나 지금이나 독서인을 자처하는 전직 정치인, 현직 변호사(법무법인 헤리티지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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