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문건목록,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어…공개해야"

송기호 변호사, 대통령기록관 상대 정보공개소송 승소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가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문서의 목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문건 목록'은 적법하게 보호 기간이 정해진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1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송기호 변호사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낸 정보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송 변호사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에서 구조활동과 관련해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건의 목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와대에 청구했다.

이후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는 통지를 받았다. 국가기록원 역시 비공개 처분을 내렸고 송 변호사의 이의 신청도 기각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기록물인 경우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정해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 고등법원의 영장 발부 등이 없으면 최장 15년(사생활 관련은 최장 30년)까지 비공개하도록 한다.

이에 송 변호사는 "공개를 요구한 목록은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중대한 위험과 관련이 없다. 문서의 목록까지 봉인한 것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위반한 무효"라며 지난해 6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기록물은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자 공개가 원칙이지만, 예외로서 지정기록물을 상세히 분류해 보호한다"며 "대통령은 아무런 제한 없이 임의로 대통령기록물을 선정해 보호 기간을 지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지정기록물의 요건을 갖춘 기록물에 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정보가 "지정기록물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법원이 비공개 열람심사 등을 통해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적법하게 지정됐는지 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가 법원의 비공개 열람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해당 정보가 요건을 갖춰 적법하게 보호 기간이 정해진 지정기록물임을 증명하지 않았다"며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정보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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