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는 한 사람을 위한 미술입니다. 사고로 손가락 한 마디를 잃은 분께 손톱을 타투로 그려드렸는데, 그 문의가 상상을 초월해요. 개인적 사고도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 손가락을 잃은 분들도 있잖아요. 정말 문의가 많은데 그 분들을 다 작업할 수는 없어요. 손가락은 타무가 가장 안되는 부위에요. 또 여성들은 유방암 환자가 암 환자 중에 가장 많다고 하는데, 이분들이 수술로 유륜이나 유두가 없어진 경우 저희가 똑같이 만들어 드려요. (사고나 수술로 신체 일부가 훼손된 뒤 타투로 복원하는) 이런 작업을 받으신 분들은 끝나고 한 10분 정도 오열하다 가세요."

김도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타투유니온지회장은 4월 30일 프레시안tv <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해 기억에 남는 타투 작업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날 심층인터뷰는 노동절(5월 1일)을 맞아 프레시안과 노회찬재단 공동기획으로 진행됐다.
한국 타투이스트들은 '파인 타투'라고 불리는 장르를 개발해 세계 타투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고 한다. 브래드 피트, 릴리 콜린스 등 헐리우드 배우들도 타투를 받을 만큼 김도윤 지회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투이스트다.
"브래드 피트에겐 4-5개를 그려줬는데, 본인이 밝히지 않은 타투에 대해선 얘기할 순 없을 거 같고, 팔에 벌 한 마리를 그렸어요. 릴리 콜린스는 꽃에서 피어나는 자기 자신을 표현한 연꽃에 앉아 있는 소녀를 그려줬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타투(문신)는 1992년 대법원 판례를 통해 불법으로 규정됐기 때문에 김 지회장은 "범법자"다. 당시엔 '조폭'들이 타인에게 '위협감'을 주기 위해 하는 정도로 인식되던 타투는 이제 자신의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나 대중화 됐고, 눈썹 문신과 같은 미용 문신을 포함하면 한국에서 1300만 명이 타투를 받았다고 한다. 김 지회장이 속한 타투유니온은 2023년 "의료인에게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은 헌법 위반"이라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재기했지만,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2016년 고용노동부에서 미래유망 신직업 17가지를 선정하면서 그 중 하나로 타투이스트를 뽑았습니다. '42299'라는 직업코드도 있어요. 세금을 낼 수 있게끔 사업자 등록 코드가 있고, 국세청에서 가끔 타투 스튜디오로 오세요. 사업자 등록을 하라고. 저희도 세금을 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세금을 내면 감옥에 2년 가야 합니다. 영리 목적으로 했다는 증거가 명확해지니까요. 등록 안하고 세금 안 내고 하면 벌금을 내고 끝납니다."
행정부에선 유망 직업을 꼽는데 사법부에선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모순된 현실 때문에 타투이스트들은 2020년 노조를 만들었다.
"타투 합법화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야될 길을 보니까 반대하고 있는 의사 조직과도 싸워야 하고, 정부와 이야기해야 하고, 입법도 해야 하고, 사법부랑도 싸워야 하고, 저희가 싸워야 될 대상들이 개인에게는 너무 큰 산인 거예요. 그래서 조직을 만든다면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어떤 연대가 제일 세지 했을 때 보니 노동조합이더라구요. 헌법에서 어떤 연대 조직에 권한을 강압적으로 정해 놓은 조직은 노동조합 밖에 없어요."
노조를 만들어서 활동한 결과 타투를 합법화하기 위한 법안 통과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김 지회장은 "양당이 합의한 법안이 마련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의사협회의 강력한 반대가 현재 유일한 장벽이라고 말했다.
합법화 이후 타투유니온의 목표를 묻자 김 지회장은 이렇게 답했다.
"원래부터 저희 목표는 합법화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직업이 생기면 민간 자격증들이 생깁니다. 이를 위한 학원들이 미친 듯이 생기고요. 모두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어요. 한국에만 있는 굉장히 독특한 직업 문화인데,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이 불법이지만 이미 그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세계에 유례 없을 정도로 타투이스트들이 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업 가치는 무너져 있어요.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을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가 타투유니온의 진짜 목표입니다."
더 자세한 인터뷰는 <강상구 시사콕>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PRESSIAN_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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