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여성신문 상대 1심 승소..."1000만 원 배상"

여성신문 "부당한 판결...항소하겠다"

법원이 허위보도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언론사를 상대로 3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10일 피고인 여성신문사가 원고인 탁 행정관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앞서 탁 행정관은 여성신문이 지난해 7월 보도한 '[기고]제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입니다'가 허위사실을 담고 있고, 이로 인해 자신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3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같은해 7월 31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탁 행정관은 과거 자신의 책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나보다) 한살 어린 16살 여학생과 첫 성관계를 가졌다.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라면서 당시 동년배 친구들과 여중생을 "공유했다"고 썼다. 그는 이 책에서 또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된다" "남자들이 (성적으로) 가장 열광하는 대상은 선생님들… 학창 시절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고도 했다.

탁 행정관은 또 다른 저서인 <남자마음 설명서>에서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서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다",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무언가 받쳐 입지 마라", "대중교통 막차 시간 맞추는 여자는 구질구질해 보인다"고 쓰는 등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비하하는 내용을 다수 기술했다.


과거 책에서 쓴 내용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여성들이 크게 반발하며 탁 행정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탁 행정관은 과거 자신의 책에 대해 사과 입장을 밝혔으며, 여중생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 '소설'이라고 해명했다.


<조선일보>가 첫 보도한 이후 탁 행정관의 '여성관' 관련 언론보도는 약 1900여 건에 이를 정도로 쏟아졌지만, 탁현민 행정관은 단 1곳 여성신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여성신문에 실린 기고문은 여중생 때 유사한 일을 겪었던 여성이 자신의 체험담을 쓰면서 탁 행정관의 책에 담긴 남성중심적 성인식과 여성 비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글이었다.

김선미 여성신문 편집장은 <프레시안>과 전화 통화에서 "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하며 판결문이 나오면 검토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여성신문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언론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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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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