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용 '5분 접견'…무슨 얘기 나눴나?

文대통령-삼성 총수 첫만남, 이재용 '90도 인사'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 신(新)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도 참석해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이 부회장과 조우가 이뤄졌다. '적폐 청산'을 내세운 문재인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피의자로 상고심 중인 이 부회장의 첫 대면은 앞으로 다양한 해석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북부 뉴델리 인근 모이다에 세워진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공장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생산 라인을 돌아봤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함께였다.

준공식은 양국 정상의 축사 이후 테이프 커팅, 공장 생산라인 공개에 이어 현지 노동자들로부터 이 공장에서 최초로 생산된 휴대폰 제품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는 순서로 이어졌다.

이번 준공식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삼성그룹 관련 행사다. 이 부회장은 양국 정상이 도착하기 전 미리 행사장에 와 있다가 먼저 나타난 모디 총리에게 가볍게 고개숙여 인사한 뒤, 문 대통령의 차 앞으로 가 90도로 고개숙여 인사를 건넸다. 이후 양국 정상이 준공식 행사장으로 이동하자 이 부회장은 이들의 바로 뒤에서 따라 걸어 들어갔다. 이동 중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이 행사장 도착 직후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대기실로 이동했고 이 계기에 5분간 접견을 가졌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신공장 준공을 축하한다. 인도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줘 고맙다"며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찾아 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준공식 축사에서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2년 연속 브랜드 신뢰도 1위"라며 "그동안 삼성전자와 협력사 임직원들께서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오셨다. 그 마음을 받아주고 인정해 준 인도 국민들께도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식 준공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두 정상의 바로 뒤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인도 방문 첫날인 전날 최대 힌두교 사원 '악샤르담'을 방분한 데 이어, 이날은 인도 외무장관 접견과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참석, 간디 기념관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인도 국민은 현대차를 타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한다. 한국 국민은 요가로 건강을 지킨다.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강사를 한다"며 "더 깊은 우정으로 협력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모았다.

간디 기념관 방명록에 '평화가 길입니다. 평화는 평화로만 이룰 수 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긴 문 대통령은, 간디 기념관에서 모디 총리의 깜짝 제안에 따라 삼성전자 신공장까지 전용차량 대신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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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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