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이 5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하며 무제한 반대 토론(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필리버스터가 24시간 뒤 강제 종료되면, 특검법은 이르면 6일 국회 문턱을 넘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7번째 특검의 가동이 임박한 것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을 상정했다.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의 견해차가 큰 만큼, 조정식 국회의장은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의 협상을 막판까지 시도했으나 끝내 결렬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검찰권 남용을 들여다보는 '조작기소 특검법'으로 이름 붙였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취소를 노린 '공소취소 특검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의 직전, 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공소취소 특겁법은 대통령 재판취소 시작이자 마침표"라고 항의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오늘 국회는 죽었다. 집권 여당은 대통령의 범죄를 없애는 흥신소로 전락했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법사위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하며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전체회의 등 과정을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마쳤다. 국민의힘은 '졸속 심사'라며 막아섰지만,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범여권은 압도적 과반 의석으로 이를 무력화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앞서 '공소취소' 논란을 부른 원인 조항들을 삭제한 만큼 논쟁의 여지가 없어졌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민주당이 제출한 조작기소 특검법 원안에는 특검이 검사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 다른 수사기관의 사건에 대한 이첩 요구권 조항 등이 있었지만 전날 법안을 수정하며 이들 조항은 삭제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 대상에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대장동·백현동 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성남FC 뇌물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배임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의혹 사건 등이 포함된 만큼, 여전히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특혜 가능성'이 높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 통계조작 의혹 사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탈북어민 강제북송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등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이 다수 포함돼 있고, 또 새롭게 추가도 된 만큼 이에 대한 적절성 역시 문제 삼고 있다.
법안이 본회의 안건으로 오르자 국민의힘은 즉각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첫 토론 주자로는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이 나섰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은 이재명 독재공화국, 이재명 총통 국가가 돼버렸다"며 "이 참담한 법안에 대해 반대 토론을 할 거라고 정말 상상을 못 했다"고 했다.
박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민주당은 조 의장에게 바로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려면 재적 의원(299명)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는 민주당과 해당 법안에 찬성하는 야당의 동의로 24시간 뒤 강제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장외로 대국민 여론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7일 오후 경복궁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9일에는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의와 1인 시위 등을 예고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조작기소 특검법 상정에 앞서 △국회의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지방주도 성장을 위한 초광역권 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등이 여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두 결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김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의 경우, 법적 강제성은 없으나 "윤석열과 전두환의 내란을 전면 부정한" 김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압박하는 성격을 띤다.
애초 민주당은 민주유공자법,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3법 등의 상정도 요청했으나 조 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간 비공개 논의를 거쳐 이날은 상정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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