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유지됐다. 판결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20대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전액 반환해야 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1부(고법판사 백승엽 황승태 김영현)는 4일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일어선 채 판결을 듣던 윤 전 대통령은 퇴정하는 재판부를 고개를 돌려가며 빤히 쳐다봤다.
윤 전 대통령은 20대 대선을 두 달여 앞둔 2022년 1월 언론 인터뷰에서 '전성배 씨를 소개 받은 적은 있지만 아내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2021년 12월에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뇌물 수수 혐의를 받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한 일이 없다'고 했다.
특검은 이 두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보고 윤 전 대통령을 기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와 같이 두 발언 다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양형이유를 밝히며 재판부는 "선거는 국민 주권과 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핵심 수단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에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제도"라며 "선거에 있어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선거 범죄에 대해서는 제재와 불이익을 가해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법관이 공직선거법 위반죄에서 당선 무효 등 중대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는 점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둬 고려하면, 정치 영역에서 입법 재량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법치 영역에서 해결하는 결과가 돼 유무죄나 양형 판단이 왜곡된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윤 전 세무서장 관련 발언에 대해 "뇌물 수수 사건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었던 피고인에 대해 공직자로서의 도덕성이나 공정성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정보였음에도 허위사실을 공표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했다.
전 씨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공식적이 정부기구가 아닌 비선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받을 우려가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판단 근거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선거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은 침해됐고 선거의 공정성과 절차의 적법성은 훼손됐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지속적으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일탈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1심 형량을 유지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공직선거법상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 약 397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