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가능성'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후보 3인 "나와 먼 후보는 양경수", 왜?

사회적 대화 추진방식 등에 집중공세…선관위 '타 후보 실명 사용 금지' 시도·철회 논란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차기 위원장 선거에 뛰어든 후보 네 명이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가장 큰 쟁점은 사회적 대화였다. 대화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3선에 도전하는 양경수 후보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다른 세 후보의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워회는 2일 서울 서대문 민주노총 건물에서 '민주노총 직선 5기 위원장 후보 1차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위원장에 나선 엄길용·양경수·김민영·최준식 후보(기호순)가 참여했다.

최대 쟁점 '사회적 대화'…추진 방식 등 두고 날 선 공방

최대 쟁점은 사회적 대화였다. 여기에는 양경수 후보가 지난달 7일 당시 위원장으로서 직권 상정했던 사회적 대화기구 조건부 참여 안건이 일부 반대파의 퇴장 속 의사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참여 조건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명칭 변경, 합의제 도입, 산별노조 참여였다.

양경수 후보와 가장 크게 대립각을 세운 이는 엄길용 후보였다. 그는 "사회적 대화 참여는 쟁점이 아니다. 민주노총이 우리의 의제를 어떻게 관철할 것인지가 쟁점"이라며 "과거 노정 갈등을 사회적 대화를 하지 않고 돌파한 경험이 있다. 2016년 임금개악, 2002년 공공부문 민영화를 총파업으로 막았다"고 '투쟁'을 강조했다.

엄길용 후보는 양경수 후보가 '당선 즉시 온라인 대의원대회를 열어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관련 조직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조직적으로 갈라설지도 모를 문제를 갖고 모바일 대의원대회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시간이 걸려도 같이 모여서 토론하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민영 후보도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와 관련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만든 목적은 노동자 권리 강화가 아니다"라며 "1998년 노사정위원회에서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제, 근로자 파견제를 내줬다. 그에 대한 대가는 노동자 생지옥이었다. 노동자 권리 후퇴를 논의하려는 경사노위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메가특구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가 미리 보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다. 실무협의가 진행되던 날 초광역특구법이 발의됐다"며 "대화에 목매다 투쟁 시기를 놓쳤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준식 후보는 "공세적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화가 그렇게 소중하다면 그에 걸맞게 준비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했다. 그러나 국회 사회적 대화, 메가특구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서 준비되지 못한 자세를 보였고, 조급함에 실패를 계속했다. 급기야 초광역특구법이 발의됐다"고 양경수 후보를 비판했다.

최 후보는 온라인 대의원대회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같은 예외적 상황에 고려된 방식"이라며 "지금은 일상이 유지되는 시기고, 사회적 대화는 깊은 토론이 필요한 쟁점"이라고 반대했다. 이어 "당선되면 정상적인 대의원대회를 하고 사회적 교섭의 전반적 추진 계획을 면밀히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경수 후보는 '현실론'으로 맞섰다. 그는 "사회적 교섭에 대한 견해 차이가 명확하다. 누구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고, 누구는 투쟁의 지렛대로 이용하자고 한다"며 "27년 동안 그 논의했다. 계속 토론하자고?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결정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가 우경화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AI 시대를 어떻게 돌파하고 노동의 권리를 쟁취할지 전략이 있어야 한다. 무엇을 준비할지 이번 선거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며 "이제 결정하고 다음 스탭을 밟아 나가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서울 서대문 민주노총 건물에서 연 민주노총 직선 5기 위원장 후보 1차 합동토론회에 위원장 후보들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기호 1번 엄길용 후보, 기호 3번 김민영 후보, 기호 4번 최준식 후보, 기호 2번 양경수 후보. ⓒ민주노총

각 후보가 꼽은 '가장 하고 싶은 일', '나와 먼 후보'

네 후보를 상대로 한 기자 공통질의 시간에는 '당선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꼽아달라', '결선투표와도 연관한 질문인데 자신과 가장 먼 후보를 꼽아달라' 등 질문이 나왔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시행하는데, 그 과정에서 선거본부 간 연대가 논의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 한 가지'에 대해 최준식 후보는 "교섭전략위원회와 전환전략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섭전략위원회에서 민주노총이 참여하는 정부 위원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사회적 교섭도 담당하겠다. 산별 지역 토론도 병행할 것"이라며 "전환전략위원회에서는 노동, 인구 AI 3대 의제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영 후보는 "민주노총과 노동조합은 노동자와 조합원의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민주노총당을 창당하는 데서부터 힘을 만들 것"이라며 "많은 분이 가능하냐고 묻는다.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고정관념의 벽을 깨야 한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민주노총당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쉽고 간단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양경수 후보는 "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민주노총의 역할, 위상이 높아졌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사회적 교섭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위상과 힘, 사회·정책적 영향력이 커져야 우리 요구를 더 크고 넓게 펼칠 수 있다. 민주노총이 투쟁 잘 하는 것 누구나 안다. 이제 '교섭으로 무엇을 만들기도 하고 합리적으로 토론도 하는구나'라고도 평가되면 좋겠다"고 했다.

엄길용 후보는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을 3년 간 했다. 누구보다 공공성 의제에 대해 많은 고민과 실행을 해왔다"며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통합적 지도력을 만들어 가는 것을 우선으로 하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같이 합의하고, 그 합의는 서로 집행하는 전례를 만들 때 민주노총이 어떤 정책을 만들어도 집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가장 거리가 먼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다른 세 후보 모두 양경수 후보를 꼽았다. 김민영 후보는 "이재명 정부를 반노동정권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최준식 후보는 "사회적 대화와 관련해 외형은 똑같으나 준비하는 과정, 조직 운영에서는 차이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추첨에 따라 양경수 후보와 가장 먼 자리에 앉은 엄길용 후보는 "앉아 있는 거리를 봐 달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졌다.

양경수 후보는 "원래 고민한 분이 한 분 있는데 오늘 토론하니 세 분 다 멀게 느껴진다"며 "그간 집행을 했기 때문에 비판할 것도 이야기할 것도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중앙선관위, '타 후보 실명 사용 금지' 지침 마련·철회도 논란

한편 민주노총 중앙선관위가 타 후보자의 실명, 사진, 영상을 선거 공보물이나 개인 홍보물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철회한 일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 질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양경수 후보 선본을 제외한 세 선본은 '직전 집행부에 대한 비판을 막으려는 시도'라는 취지의 비판 성명을 각각 발표한 바 있다.

토론회에서도 엄길용 후보는 "지금이라도 중앙선관위가 조합원 앞에 사과해야 된다. 윤석열이 했던 '입틀막'보다 더한 결정"이라고, 최준식 후보는 "선관위가 결과적으로 3선에 도전하는 위원장의 지난 6년을 판단하는 길을 차단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김민영 후보도 "지침은 철회됐지만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후보는 "상대 후보의 이름이나 얼굴을 전면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좀 과하다"며 "그것을 저와 연계시키는 것도 과하다. 양경수 집행부라고 하면 비판이고, 전 위원장이라고 하면 비판이 아닌가.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고 맞섰다.

후보들의 답변이 끝난 뒤 토론 사회를 맡은 정민정 민주노총 중앙선관위원장은 문제가 된 지침은 "과열 방지와 정책에 집중하자는 취지였다"며 "의도와 다르게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해 철회했다.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1차 투표기간은 오는 19~25일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2026 동시선거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자 확정 공고.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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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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