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동특례 찬반 동시입법'에…노동계 "상당히 비정상"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사회적 대화 파행시 비난 모면용 아닌가 의심"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프로젝트 뒷받침을 위해 추진 중인 초광역특구법, 일명 '메가특구법' 입법 과정에서, 주52시간제 예외적용 등 노동 관련 특례를 적용한 법안과 적용하지 않은 법안 2건 모두를 일단 발의한 것을 두고 노동계가 의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노총 류제강 정책2본부장은 2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상당히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경우"라며 "혹시 기존에 정부에서 추진하는 입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하고 나서, 사회적 대화가 파행되거나 (할 경우) '기습 입법'이라는 비난이 있을 염려를 모면하기 위해 뒤늦게 병행 입법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본부장은 "국회에 입법 발의가 된 이후 법안소위나 상임위 등 심의절차가 필요한데,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인 과정에서 그 결과가 끝난 다음에 법안 발의가 이루어지면 시간이 상당히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해 보고자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류 본부장에 따르면, 정부는 이같은 '병행 입법'의 취지에 대해 "사회적 대화의 결과를 존중하기 위해, 노동특례를 포함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노동특례를 뺀 법안도 함께 발의됐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병합 심의를 하고 사회적 대화의 결과를 반영하겠다"고 노총 측에 설명했다고 한다.

류 본부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동특례를 포함한 초광역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가, 이것이 입법되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염두에 두지 못한 상태에서 준비하다가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뒤늦게 시작한 것이 아닌가"라고 짚었다.

한국노총을 포함한 노동계와 진보진영은 노동특례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류 본부장은 도입 찬성 측에서 '근로소득 상위 3%를 대상으로 52시간제 유연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노동시간 규제 여부는 다른 요소들도 있지만 자기 결정권이 얼마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며 "소득이 높다는 것이 노동시간과 관련해서 자기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시간뿐 아니라 (노동특례 도입안 중) '휴게·휴일이나 연장·야간·휴일근로까지 서면합의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부분은 임금을 통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사안"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현재도 여러 가지 노동시간 규제와 관련된 특례가 있다. 단위기간 연장을 요청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있고, 재량근로제, 반도체 산업 연구개발직 같은 경우는 특별인가제도도 운영하고 있는 등 다양한 예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메가특구 관련) 현재 요구하고 있는 수준은 지금 시행되고 있는 예외에서도 충분히 조율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굳이 특구법에 특례 조항을 추가로 둘 필요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노동특례를 포함한 특별법을 추진하지 않도록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며 "지방 소멸 대응, 지방균형발전, 첨단산업 육성이라는 목표에는 일정 수준 동의하지만, 노동권 후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가특구 연구직 대상 주52시간 예외적용, 파견근로 가능업무 확대 등 노동규제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 관련 사회적 대화 제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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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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