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사업부서까지 행정 전반까지 지역업체 참여 고민해야
안성시는 분기별 현황 파악… 평택도 ‘권고’ 넘어 실질적인 관리 필요
<상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를 바탕으로 지역업체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평택시의 노력에도 불구, 정작 민간 건설현장에서는 대형 건설사의 협력업체 등록과 기존 협력업체 중심의 계약구조 등으로 지역업체 참여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조례가 민간사업자에게 지역업체 활용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담당 부서의 현장 방문과 참여 요청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최원용 평택시장이 직접 제도 개선과 인센티브를 주문한 가운데 지역업체 참여를 담당 부서의 업무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인허가와 사업 추진 과정에 참여하는 행정 전반의 과제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평택시가 지역건설업체의 참여 확대를 추진하면서 이제 행정의 역할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역업체를 활용해 달라는 요청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기존 건설현장의 계약구조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 공동주택이나 대형 건축사업은 인허가부터 착공, 공사 진행까지 여러 행정부서가 관여한다. 지역업체 참여 확대를 담당 부서만의 업무로 한정하기보다 사업을 추진하는 행정 전 과정에서 지역업체 참여 가능성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 최원용 시장 "400억·500억원 사업, 지역업체가 맡아야"… 제도 개선 직접 주문
최원용 시장은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지역업체 참여 확대를 강하게 주문했다. 세입 여건에 맞춰 세출을 확대하고, 그동안 사업 추진이 늦어졌던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재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지역 건설업체의 사업 참여를 직접 언급했다.
최 시장은 "평택지역 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만큼, 400∼5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시행할 때 평택지역 업체들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업체 참여를 위한 인센티브와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이 발언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순히 "지역업체를 많이 활용해 달라"는 당부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이 간부공무원들에게 제도 개선까지 주문했다면, 이제 담당 부서는 현장 독려를 넘어 실제로 어떤 제도를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하고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할 단계라는 의미다.
물론, 공공기관이라고 해서 민간사업자에게 특정 지역업체를 하도급업체로 지정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강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행정의 역할을 현장 방문과 협조 요청에만 한정할 필요도 없다.
시가 가진 조례와 행정권한의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 안성시는 분기별 현황 파악 중… 평택도 ‘독려’에서 ‘관리’로
지역업체 참여 확대를 위한 행정의 접근 방식은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다.
평택시 인근에 위치한 안성시의 경우 공동주택 하도급 비율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동주택 공사에서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적극 독려하는 동시에 현장별로 관내 물품·인력·하도급 등의 이용 현황을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분기별로 하도급 계약과 관내 업체 이용 현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게 안성시의 설명이다.
실제 올해 2분기에는 하도급 계약 8건·원도급 관내 이용률 13%·하도급사의 관내 이용 비율 24%로 파악됐으며, 1분기에는 원도급 관내 이용률 3%·하도급사의 관내 이용 비율 20%·하도급 계약 1건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평택시와 조사 대상이나 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행정이 지역업체 참여 현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느냐다.
안성시는 공동주택 뿐만 아니라 공공건축물 분야에서도 지역업체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공공산후조리원과 관련한 업무협약 체결하는 등 지역업체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공공건축물에서도 지역업체 참여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평택시 역시 이미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업체를 활용해 달라는 요청에 그칠 것이 아니라 어떤 사업에서 어느 업체가 참여했는지, 참여하지 못했다면 왜 그런지, 다음 사업에서는 무엇을 개선할 것인지까지 행정이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특히 공동주택과 대형 민간건축물의 인허가 과정에서 지역업체 참여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사업자에게 지역업체 활용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 담당 부서만의 일이 아니다…인허가·사업부서도 함께 움직여야
현재 평택시의 지역업체 참여 확대 노력은 주택과 건축사업지원팀 등 담당 부서의 현장 독려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업 하나가 추진되는 과정에는 여러 부서가 관여한다.
공공건축물이라면 사업을 계획하고 발주하는 부서가 있고, 민간 공동주택이라면 인허가와 관련된 행정 절차가 있다.
그렇다면 지역건설업체 참여 확대를 특정 담당 부서의 업무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각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가 사업 초기부터 지역업체 참여 가능성을 검토하는 행정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공건축물을 추진할 경우 설계와 발주 단계에서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공종이 있는지 검토하고, 공사 과정에서는 지역 자재·장비·전문건설업체 활용 여부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민간 건축사업 역시 인허가 과정에서 관련 조례와 지역업체 참여 정책을 안내하고, 사업자와 시공사가 지역업체 활용 방안을 검토하도록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
특정 업체를 지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어렵더라도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기 위한 행정적 노력까지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최원용 시장이 간부회의에서 제도 개선을 주문한 만큼 이제 필요한 것은 담당 부서가 "할 수 없다"는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법과 제도 안에서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찾아내는 행정이다.
지역업체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확인하고 지원 방안을 찾고, 협력업체 등록이 문제라면 대형 건설사와 지역업체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참여 가능한 업체가 부족하다면 지역업체의 면허와 시공실적, 전문공종 등을 파악해 사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매년 평가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지역업체를 써달라’는 요청을 반복하는 행정이 아니라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최원용 시장이 주문한 것도 ‘독려’가 아닌, ‘변화’다.
이에 대해 정일구 평택시의회 부의장은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가 이미 마련돼 있고, 담당 부서가 현장을 찾아 노력하고 있다면 다음 단계는 행정조직 전체가 지역업체 참여를 하나의 정책 목표로 인식해야 한다"며 "공공건축물을 추진하는 부서, 민간 건축사업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부서, 지역경제를 담당하는 부서 등이 각자의 업무에서 지역업체 참여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경쟁의 틀 안에서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과 안전·품질 기준을 지키는 것은 충분히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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