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아리셀 대표 징역 4년' 확정에 "잘못된 사법적 신호"

"'중대재해법 적용 않겠다'는 선언…노동자에게 피해 돌아갈 것"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참사가 일어난 아리셀의 경영책임자 박순관 대표에 대한 징역 4년형이 확정된 가운데 양대노총이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했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0일 성명에서 아리셀 참사 대법원 판결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무력화하고 사법 정의를 훼손한 대법원 1부와 주심 천대엽 대법관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오늘 대법원의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우리 사회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판결이 남길 영향이 엄중하다. 대법원의 판단은 앞으로 각급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을 해석하고 형을 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 책임자에게 안전과 생명에 대한 책임을 강제하고 중대재해를 예방하려 했던 취지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에 필요한 것은 '사고가 나더라도 합의하면 된다'라는 신호가 아니라 '안전과 생명을 외면하면 기업과 경영 책임자가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분명한 경고"라며 "오늘 대법원의 판결이 안전 투자보다 사고 이후의 합의와 감형을 선택해도 된다는 잘못된 사법적 신호로 남는다면, 그 책임에서 대법원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이날 논평에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한 경영책임자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와 실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이번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존재하더라도 중대한 법 위반에 합당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법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판결이 선례로 남아 기업의 책임 회피와 솜방망이 처벌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결국 그 피해는 산업현장의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산업재해를 예방할 책임과 권한을 가진 경영책임자가 그 의무를 저버려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법부의 엄정한 법 집행과 실효성 있는 양형기준 적용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는 이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1심 형량은 박 대표와 박 본부장 각각 징역 15년이었다.

▲20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열린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법원 선고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유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다. 이날 대법원 1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연합뉴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