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여했다면 책임져야…수사 협조 직원에 인사 불이익 없어야”
“거리의 담배꽁초를 지적한 엄격함으로 시장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직원에게 책임을 요구한 만큼 시장 자신의 책임도 분명히 밝히십시오”
경북 안동시공무원노동조합이 공무원 당원 모집 사건과 잇따른 비리 의혹에 대해 권기창 안동시장의 공식 사과와 책임 있는 설명을 요구했다.
직원들의 업무 태도를 질타해 온 시장이 자신의 인사와 조직 관리에도 같은 잣대로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15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구속 여부나 유무죄를 예단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미 발생한 시정 혼란과 도덕적 신뢰의 붕괴에 대한 책임까지 수사 결과가 나오는 뒤로 미룰 수는 없다”고 밝혔다.
손정우 노조위원장은 “전 소통비서관의 뇌물수수 혐의와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납품 의혹, 공무원 당원 모집 사건 등을 거론하며 시정의 신뢰와 공직사회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당원 모집 의혹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행정조직의 공정성에 관한 문제로 짚었다. 공적 지위와 행정조직을 이용해 특정인의 정치적 기반을 넓히고 당내 경선에 영향을 미쳤다면, 시민이 맡긴 권한을 누구의 이익을 위해 사용했는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임시주택 납품 의혹에 대해서도 “일상을 되찾기 위한 보금자리에까지 부정한 이권이 개입했다는 의혹은 주민에게 또 다른 상처”라며 “재난 현장에서 헌신한 공직자들의 노력마저 허탈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권 시장이 직원들에게 했다는 발언을 되짚는 대목에서는 비판 수위를 한층 높였다.
노조는 권 시장이 직원들에게 방송되는 간부회의에서 대로변 담배꽁초를 들어 도시 미관을 질타하고, 공직자들의 수준을 초등학생에 빗대 낮춰 말했다고 주장했다. 업무를 잘못한 공무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발언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안동시정의 도덕적 얼굴은 어떻게 바로잡을 것이냐”며 “잇따라 구속되고 수사 대상이 된 주변 인사들의 행태와 이들을 곁에 둔 시장의 인사·관리 수준은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직원에게 요구한 엄격한 기준을 시장 스스로에게도 적용하라”며 “책임이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만 무겁고, 권한이 큰 사람에게는 가벼워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권 시장과 안동시에 다섯 가지 조치를 요구했다. 시정 혼란과 신뢰 훼손에 대한 공식 사과, 경찰 수사 협조와 진술자 보호, 사건 관련자들의 진실 규명과 사죄, 시장의 관여 여부 및 책임·수습 방안 공개, 정치적 동원과 부당한 이권 개입을 막을 대책 마련이다.
수사에 협조하는 직원들을 보호할 장치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관련 문서와 전산자료를 보존하고, 자료 은폐·폐기나 진술 회유·압박을 막을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을 진술한 직원에게 인사·평정·보직상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하라고 요구했다.
사건 관련 직원들에게는 지시와 실행의 경위를 사실대로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시한 사람과 실행한 사람의 책임은 각각의 행위와 관여 정도에 따라 규명돼야 한다”며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책임을 떠넘기거나 사실을 감춰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진상 규명에 나선 동료를 홀로 두지 않겠다는 뜻도 전했다. 부당한 압박과 불이익으로부터 보호하고, 실제 관여 경위와 수사 협조 노력이 공정하게 평가받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권 시장을 향한 핵심 요구는 관여 여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었다. 당원 모집 과정에서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있는지 밝히고, 관여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제시하라는 것이다. 관여하지 않았다면 관리·감독 체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설명하고 구체적인 수습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또 “직원에게 업무의 결과를 묻듯 시장도 자신의 인사와 시정 운영의 결과에 답하라”며 “시민이 맡긴 공직과 행정조직은 누구의 정치적 사유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의 답변과 후속 조치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시민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행정을, 공직자에게는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돌려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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