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북한군 포로 '사과 거부'에도 안 물러서는 정부 "사실관계 명확히 해야"

우크라 외무장관 "단계별 비밀유지 요건에 대한 양국 해석 달라"…외교부 "우크라 호응 기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과 관련한 사항이 일단락 됐다고 밝혔다. 한국의 사과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보였던 한국 정부가 다음 카드로 어떤 대응을 내놓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RBC 우크라이나>와 인터뷰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이송 과정에서 각 단계별 비밀유지 요건에 대한 양국의 해석이 달라 갈등이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는 합의된 모든 의무를 이행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비하 장관은 "한국 측이 상황을 계속 격상시키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으로 본다"면서 "양국 관계는 앞으로도 정상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포로의 한국행의 비공개를 합의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9월 23일 유엔총회에서 이를 공개했다는 한국 측의 주장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러한 비공개 합의 위반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한국 측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

이에 주우크라이나 대한민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이어왔던 정부가 압박을 강화하는 조치를 이어갈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13일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실시한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양국 간 제반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며 지금도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또 우크라이나 측에서 그런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서 호응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여전히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사과 및 재발방지에 대한 입장이 전달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 대변인은 "양국 관계 관리나 발전을 위해 비공개 합의된 사항에 대한 사실 관계를 먼저 매듭짓지 않고서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우크라이나 측에 분명하게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해 우크라이나에 요구한 사항을 거둬들이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다만 정부는 이 사안을 가지고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오래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공개 합의 위반 및 이어진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한반도 전쟁 발언 등으로 우크라이나가 외교적 결례를 저지르긴 했으나, 그렇다고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와 관계 악화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와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 주대한민국 우크라이나 대사 추방이 다음 단계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그렇게까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어, 시바하 장관의 '상황 종결' 선언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공식적이든 외교 채널이든 납득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전달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리 사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지난 9월 13일(현지시간) 폴란드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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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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