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3636㎡ 규모 창고형 약국에서 실제 약국으로 등록된 공간은 19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444㎡는 별도 유통법인이 운영하는 화장품·건강기능식품·생활용품 매장이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이 지방자치단체 자료와 법인 등기를 분석한 결과 서울 청량리·강서구와 경기 하남의 대형 창고형 약국 3곳 모두 개인 약국과 별도 유통법인이 결합한 구조였다.
지난 4월 개점한 서울 청량리 매장은 전체 3636㎡ 가운데 약국 면적이 192㎡(5.3%)였다. 나머지 공간에는 헬스·뷰티 매장과 반려동물용품점, 카페 등이 들어섰다.
서울 강서구 매장도 개점 당시 약 2645㎡를 내세웠지만 실제 등록된 약국 면적은 680㎡(25.7%)였다.
경기 하남 매장은 전체 약 1653㎡ 가운데 약국이 264㎡(16%)에 그쳤다.
약국과 유통법인의 경제적 관계도 확인됐다.
하남 매장 운영법인의 전환사채 계약에는 약국에 공간을 재임대하고 예상수익을 기업가치에 반영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강서구 매장유통법인의 등기상 사업목적에는 약국 운영 지원과 위·수탁 관리, 시설·설비 제공 등이 명시돼 있었다.
현행 약사법은 약사나 한약사만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법인의 약국 개설은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는 의약품은 개인약국이 판매하고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은 별도 법인이 판매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창고형 약국은 지난해 6월 경기 성남에 첫 매장이 문을 연 이후 1년 만에 전국 40곳 안팎으로 늘었다.
정부도 규제에 나섰다. 오는 12월23일 시행되는 개정 약사법에 따라 약국 명칭과 광고 제한 근거가 마련된다.
보건복지부는 약국 이름에 ‘창고·마트·공장’, 광고에 ‘할인·특가·최대·최고’ 등의 표현을 제한하는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약국과 유통법인이 결합한 매장의 공간·인력·재고·매출 관리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복지부도 현행법상 창고형 약국에 대한 별도 정의가 없어 유형별 현황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복지부와 식약처가 함께 현장을 점검해 약국과 일반 유통공간의 경계, 실제 판매 주체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어디까지가 약국이고 누가 판매하는 상품인지 혼동하지 않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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