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근로자의 월급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공제하고도 납부하지 않아 근로자의 노후 연금 수급권이 위협받는 사례가 만연하고 있다. 특히 사업주의 미납기간을 합산하면 노령연금 수급 요건인 가입기간 10년을 채울 수 있는 가입자가 13만461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갑)이 12일 공개한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0개월에 미달하지만 사업주의 미납기간을 합산하면 10년을 채울 수 있는 가입자는 13만461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입기간이 119개월인 가입자는 5만6883명으로, 사업주가 미납 보험료를 납부해 한 달만 추가로 인정받으면 노령연금 수급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가입자 중 60세 이상도 2만982명에 달했다.
노령연금 대신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를 일시금으로 돌려받는 반환일시금을 수령한 사람 중에서도 사업주의 미납기간을 합산하면 가입기간 10년을 채울 수 있었던 사례가 확인됐다.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해당 인원은 연도별 합계 2823명으로 집계됐다.
사업주의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으로 가입기간을 인정받지 못한 이력이 있는 가입자는 2026년 9월 기준 150만3427명으로, 1인당 평균 약 7개월의 미납기간이 남아 있었다.
현행 제도에서는 사업주가 보험료를 체납하면 근로자가 자신의 부담분을 납부하더라도 해당 기간의 절반만 가입기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체납기간 전체를 인정받으려면 사업주 부담분까지 근로자가 대신 납부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월급에서 이미 보험료를 공제당한 근로자가 사업주의 체납으로 불이익을 받고도 추가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는 구조다.
국민연금공단은 사업주의 체납으로 급여에서 기여금이 공제됐음에도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의 구제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보험료 납부 없이 가입기간을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민연금 재정 부담과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도개선 검토자료에는 고액·상습 체납사업주의 인적사항 공개 기준 확대 등이 주요 대책으로 담겼다.
소병훈 의원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법적 의무는 사업주에게 있는데, 사업주가 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무 잘못 없는 근로자가 노후 연금까지 잃을 위험을 떠안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근로자의 가입기간을 우선 인정하고 체납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을 포함해, 연금 수급을 앞둔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구제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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