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도마 오른 '투표용지 부족 사태'…"선관위 불공정·무능·부실·무책임"

여야 신경전도…與 "조희대 때문에 선관위원장 공백" vs 野 "선관위, 李대통령 앞에선 비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7일 국정감사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나란히 질타하며 입을 모았다. 다만 여야는 각각 조희대 대법원장의 선관위원장 불임명, 이재명 대통령의 투표지 송출 사건 등을 선관위 관련 의제로 언급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등 대상 국정감사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선관위에 대한 질책을 쏟아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회 국정조사를 거치고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선관위가 책임 있는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전결 구조였던 '투표용지 인쇄 매수 기준'이 중앙선관위가 아닌 구·시·군 선관위의 의결 사항으로 변경된 데 대해 "인쇄 매수 기준은 선거법 관련 규정을 보더라도 '중앙선관위 의결'로 해야 한다"며 "구식만 바꾼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동환 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구·시·군 위원회의) 의결 내용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중앙선관위가 그것을 다시 역으로 바로잡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양 의원은 "중앙선관위원들이 이런 규칙에 대해 동의했다는 게 매우 유감스럽다"고 재차 비판했다.

양 의원은 "자기 권한에 대해서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행사를 안 하는 내용으로 규칙을 만드는 게 어디 있는가"라며 "이러니까 선관위가 이 모양이 된 것이다", "전혀 개선의 의지가 없는 것이다. 중앙선관위원들이 일을 제대로 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도 "투표용지 인쇄 비율 규정을 바꿔서 '개선을 했다'고 그러지만...(사실은 아니다)"라며 "중앙선관위가 사무총장 전결이라도 하던 하던 걸 이제 시·군·구 선관위 의결로 책임을 미룬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권 의원은 "(중앙선관위가) 보고만 받으면 안 된다. 구·시·군 선관위의 의견을 받아서 직접 의결한다든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된다"고 비판하며 "강 대행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저희들이 더 책임감 있게 일하겠다'고 해야 되는데 끝까지 그런 얘기를 안 한다"고 선관위 측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자체에 대한 질책도 다시 터져나왔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매번 이렇게 사고가 나고 관리가 부실하다. 이런 사례가 5년 동안 184건 계속 반복됐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도 "선관위는 불공정, 무능, 부실, 무책임, 이 모든 것들의 대명사로 지금 불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행은 "선거관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부분에 대해서 선관위 전 직원은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다만 그는 "선거관리체계 자체가 선관위의 노력이나 힘만으로 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여야는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선관위원장 공석' 책임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불공정 선거' 의혹을 각각 제기하며 갈라지기도 했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대법관) 이후 공백 상태인 선관위원장 선출을 위해 조 대법원장의 선관위원 지명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짚으며 "선관위원장이 공석이 된 지 얼마고 선관위가 지금 난리가 났는데 조 대법원장은 대체 뭘 하시나"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선관위를 향해서도 "위원들 8명 전원이 모여서 조 대법원장 집을 찾아가든지 기자회견을 하든지 대법원장한테 우리나라 관례대로 빨리 지명하라고 요청하라"고 압박했다. 강 대행은 "위원님들 간에 논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앞서 6.3 지방선거 당시 이 대통령이 기표소에서 투표지를 든 채 나와 해당 장면이 방송에 송출됐던 일을 돌이키며 "(당시 사건을) 민주당은 그냥 해프닝이라고 했다"며 "대통령이 하면 해프닝이고 국민이 하면 (투표) 무효인가"라고 비판했다.

당시 선관위는 이 대통령 행위가 '고의성을 띈 투표지 공개가 아니'라는 취지로 문제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강 의원은 "이 일은 대통령의 권력을 보여준 사건인 동시에 선관위가 그 권력 앞에서 비굴함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런 식의 인식을 갖고 있으니까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터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행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선 "그 부분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선관위는 여야 간 쟁점 사항이었던 '올림픽공원 시위대 불법 행위', '올림픽공원 투표함 재검표 여부' 등과 관련해선 "무법 상황을 해소하고 투표용지를 재검표해야 한다"는 여당 측 입장에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

강 대행은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선관위는 올림픽공원의 무법 상황을 해소하고 투표용지 재검표에 대해 절대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 맞나"고 묻자 "그렇다"며 "그 부분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다만 윤 의원은 "그렇다면 행동으로 나서야 하지 않나"라며 "왜 (올림픽공원이) 124일 동안 대한민국 경찰을 중국 공안이라고 하는 일부 극우세력의 놀이터가 되는 걸 그냥 두고 보시는가"라고 재차 지적했다. 강 대행은 "특검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재검표) 검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동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직무대행이 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관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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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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