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서 일하다 암에 걸려 투병 중인 노동자와, 같은 이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집단으로 산재를 신청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7일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닉스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의 산재 신청 사실을 알렸다.
산재 신청에 나선 노동자는 모두 반도체를 생산하는 하이닉스 이천 공장에서 일했다. 윤영미 씨는 화학물질 분석실에서 교대근무로 일하다 유방암에 걸려 사망했다. 홍정민 씨는 반도체 칩 납땜 업무를 오래 해 온 연구개발 노동자로 뇌종양에 걸려 숨졌다. 김모 씨는 방사선 발생 설비를 다루다 혈액암이 발병해 투병 중이다.
회견에는 사망한 두 노동자의 유족이 직접 참석했다. 윤 씨 배우자 A 씨는 고인이 "고등학교 졸업을 하며 집안의 어려운 사정으로 일찍 직장을 다녔다. 바로 지금의 SK하이닉스"라며 "(윤 씨가) 일하다 보면 머리도 아프고 몸도 힘들 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무심히 넘긴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환자와 유가족의 고통의 시간이 줄어들 수 있도록 빠른 산재 인정과 보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 씨 배우자 임모 씨는 "남편에게 하이닉스는 자랑이었고 기쁨이었고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게 해주는, 자신의 분신과 같은 회사였다"며 "저 또한 하이닉스에 감사하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유족이 된 지금 산다는 게 죽는 것보다 고통스럽다"고 했다. 이어 "적어도 아이들에게 아빠가 왜 죽었는지 이유라도 알려줘야겠다"며 공단에 산재를 신청한 이유를 밝혔다.
투병 중인 김 씨도 발언문을 보냈다. 그는 "이 가혹한 질병으로 저와 모든 가족의 일상은 무너졌다"며 "제 남은 삶과 우리 가족의 무너진 일상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부디 저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회견문을 통해 참가자들은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과 함께 정의를 바로 세우고 피해를 서로 보듬으며 절박한 심정으로 외친다"며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노동자 보호 취지에 따라 SK하이닉스 직업병 피해자의 산재를 신속하게 인정하고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사측을 향해서도 이들은 "SK그룹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는 반도체 직업병 피해 노동자의 고통에 답해야 한다"며 "SK는 유해화학물질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직업병 피해 재발방지대책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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