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7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혼선의 책임을 추궁했다. 최근 농지 전수조사가 농민 불안감을 부추겼다는 점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주무 부처 행정의 실책을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 현장 혼란을 부추긴 원인이라고 공세를 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농식품부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에 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여당은 송 장관의 책임을 주로 물었다. 민주당 이재관 의원은 "현장에서는 (농지 전수조사의) 목적이 처분 명령, 의무적 이행 강제금, 강탈 등으로 인식되고 있다. 조사 목적과 앞으로의 절차, 결과에 대한 활용 등에 대해 국민에게 사전 설명이 없었다"며 "농민들한테는 그 부분이 너무 공허했다", "현재 마음 편안한 농민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괴담도 반복이 되면 진실이라고 믿는다"며 "지금까지 이렇게 될 때까지 도대체 뭐 하고 있었나. 사실 왜곡에 대해 책임있는 정부 부처에서 충분히 해명하고, 농민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하는 게 기본 도리 아닌가"라고 답답함을 표출했다.
임미애 의원도 "농식품부가 행정에서 풀어나가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농민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송 장관이) 알고 있으니 그 부분과 관련해서는 적어도 농민에게 사과 정도는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한번 돌아선 농심은 제대로 회복되지 않는다. 주무 부처의 준비와 조사, 조치의 순서가 잘못됐으면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질타가 이어지자 송 장관은 "현실과 맞지 않는 농지법 개정을 바로 의논드리겠다. 현장에서 한 분 한 분이 다 아실 때까지 다양한 수단으로 알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송 장관은 모두발언에서도 "이번 조사가 농업인에게 부담을 주는 조사가 아니라 불합리한 제도는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농업인이 안심하고 영농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개호 의원이 "비경작 농지, 수도권 투기 용지 중심으로 농지 전수를 대전환할 용의는 없나"라고 묻자, 송 장관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송 장관의 거듭되는 해명에도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책임, 더 나아가 농지 전수조사 전면 중단까지 요구했다.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은 "당장이라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농식품부 장관이 농지 전수조사를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특별법이나 농지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라며 "농지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한 조사는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상휘 의원은 "농민의 생산 수단이고 핵심 재산인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다. 엄청난 행정적 조치인데 이것을 사전 교감 없이 대통령의 지시 한마디에 움직였다"며 "대통령의 즉각적인 지시에 의해 행동한다면 권력형 해바라기 장관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성권 의원도 "괴담의 유포자는 대통령"이라며 "이 대통령의 SNS를 보면 '강제 매각', '(국민의) 명령'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때문에 농지를 강탈한다고 농민들은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양수 의원은 "농민은 이미 대통령의 말로 농지 가격이 쫙 떨어지고, 거래가 완전히 없어져 버린 것에 대해 굉장히 흥분하고 당혹해하고 분노한 상태"라며 "장관은 대통령한테 왜 현실을 제대로 보고 못 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송 장관은 "농지 조사 때문에 농지의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떨어졌다는 건 사실과 맞지 않다. 그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송 장관은 "기본조사를 한 다음에 27%가 농지법, 지금 현행법에 의하면 '위반'이라고 나온 건 그것이 처분 대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 정도로 우리 농지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니 농지법을 바꿔야 되지 않겠냐는 문제 제기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농지 전수조사를 중단할 게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농지법을 개선하는 것이 현장에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관련해서는 민주당 문금주 의원도 "진작 했어야 한다"며 "전수조사의 목적은 새로운 투기 유형 적발, 농민 단속 강화가 아니다. 부분적인 조사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전국 농지 소유 이용 실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정확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농업계의 신뢰 회복과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라는 점을 고려해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정부가 CPTPP 가입 논의를 본격화한다고 공표한 이후, 농축수산업계에서는 시장 개방에 따른 타격을 우려해 반발이 일었는데 우려가 점점 커지자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결론을 정해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현재 17개 군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에 관해서는 송 장관은 "내년에는 인구 감소 지역 69개 군의 50% 수준인 35개 군까지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을 고려해 국고 보조율을 40%에서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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