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만도에서 숨진 20대 하청 노동자 고(故) 김승모 씨 유족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로비 농성에 돌입했다.
'만도 공장 청년 비정규직 고 김승모 중대재해 대책위원회'는 8일 "김승모 씨가 일터에서 숨진 지 49일째를 맞은 8일 유가족과 대책위가 서울노동청 1층 로비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연좌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유족과 대책위가 김 장관과의 면담에서 전하려는 요구는 △만도그룹 본사 압수수색 및 정몽원 회장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 착수 △노동부 수사 내역 및 진행상황 공개 △작업중지 해제 철회 △만도 평택공장 작업중지 해제 승인 재검토 △불법파견 의혹 규명 등을 위한 HL만도 종합감독 실시 등이다.
고인의 49재를 치러야 할 날이 됐지만, 유족은 아직 노동부로부터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반면, 사고가 난 공장 일부에 내려졌던 작업중지 명령은 사측 요청에 따라 지난달 28일 해제됐다. 이에 유족과 대책위가 '유족에게는 사고 원인을 알려주지 않은 노동부가 안전 개선을 조건으로 하는 작업중지 명령은 해제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농성 돌입 전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이뤄질 때까지 아들의 장례를 미루고 있는 아버지 김모 씨는 이 자리에서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명백히 밝히는 것이 부모로서 마지막 바람"이라며 "하루빨리 온전한 장례를 치르고 아들을 편히 보내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도 본사와 실질적 경영책임자인 정 회장을 즉각 수사하고, 지금까지 진행한 수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는 "애써 키운 자식을 하루아침에 산재사망 참사로 잃고 장례를 미루고 냉동고에 넣어야 하는 부모의 타들어 가는 심정을 겪지 못한 사람은 절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며 "노동부와 만도 회사는 언제까지 유족을 길거리로 내몰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노동부는 농성 시작 직후 서울노동청으로 장관 정책보좌관을 보내 유족 및 대책위와 면담을 가졌다. 종료 뒤 낸 입장문에서 대책위는 면담 내용에 대해 "정책보좌관은 중대재해법 수사 관련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다만 절차적 과정에 있다'고 답변했다"며 "유가족은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 49일째 아무런 진전이 없나'라고 항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족은 무성의한 답변을 듣고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결정했다"며 "대책위와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서울고용노동청 본청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한다"고 했다.
이날 저녁 서울노동청 앞에서는 고인의 49재를 겸한 추모 결의대회도 진행됐다.
지난 7월 22일 낮 HL만도 평택공장에 있는 공작기계 내부에서 정비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김승모 씨가 기계에 끼어 숨졌다. 사고 직전 원청 관리자는 김 씨가 정비작업 중이라는 점을 모른 채 기계의 시운전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계에는 기계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안전장치인 인터록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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