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도둑질 안 하겠다는 말을 굳이?"…국힘 "이미 신나게 도둑질"

장동혁 "연임 도둑질 포기 않겠단 것"…정점식 "왜 본인만 그런 요구 받는지 성찰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 시민사회 간담회에서 연임 개헌 관련 입장 표명을 요구받고 "도둑질 안 하겠다는 말을 굳이 해야 하느냐"고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국민의힘은 "왜 그런 말을 요구받게 됐는지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정점식 원내대표)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 강경파에서는 "이미 신나게 도둑질하고 있으면서"(장동혁 대표)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을 떠나기 전에, 시민단체 간담회에서 나온 연임 불출마 선언 요구에 대해 '그런 말을 굳이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고 한다"며 "당연하게도 역대 대통령들은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 이 대통령은 어째서 본인이 유일하게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을 요구받게 됐는지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 원내대표는 "그 이유는 두 가지"라며 "첫째, 대통령의 5개 재판이 멈춰 있기 때문이고, 정권이 대통령의 5개 재판 취소를 위한 여러 가지 꼼수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둘째, 대통령 주변에서 자꾸 흘러나오는 불필요한 발언들 때문"이라며 "대통령 변호인 출신 법제처장은 '(대통령 연임 개헌은)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했고, 정무특보 출신 국회의장은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 국민들은 대통령께서 그런 선언을 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했다"며 "본인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다. 대신 대통령에 대한 국민 신뢰는 떨어지고, 재판 재개를 요구하는 민심은 더 커지게 된다는 것을 알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같은 회의 자리에서 "연임 불가 선언하라니까 '도둑질 안 하겠다는 말을 굳이 해야 하느냐'고 했다. 해도 못 믿기 때문에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결국 그 말은 안 한다"고 비꼬며 "자신의 재판을 멈춰세운 것이 바로 재판 도둑질이다. 재판 취소 밀어붙이는 것이 공소 도둑질이다. 대법원장 겁박하고 사법부 파괴하는 것이 헌법 도둑질이다. 이미 신나게 도둑질하고 있으면서 마지막으로 연임 도둑질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다만 장 대표의 말 가운데, '이 대통령 재판 중단'은 대선 이전에 내려진 파기환송심(2심) 재판부의 결정이며 이 대통령에 의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또 이 대통령에 대해 "내놓는 정책마다 폭망하고 인사까지 폭망하자 아예 다 포기하고 왼쪽만 챙기기로 작정한 것 같다"며 "지지율 폭락에 대한 대통령의 답은 좌향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대 노총 위원장을 청와대로 불러 정년 연장 선물을 안겼다. (이는) 청년 일자리 포기하고 기득권 노조만 챙기겠다는 것"이라거나 "좌파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불러모아놓고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한미동맹 철폐,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외치는 사람들"이라고 이념 공세를 제기했다.

이어 "그러면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쫓아냈다"며 "결국 오른쪽의 목소리는 듣기도 싫다는 것이다. 국민의 대통령이 아니라 좌파의 두목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 과정에서 "좌파들이 밀어주면 연임 개헌 가능할 거라 믿느냐"고 이 대통령을 공격하기도 했는데, 앞서 정 원내대표도, 심지어 본인도 언급했듯 이 대통령에게 '연임 불가' 선언을 요구한 것이 바로 장 대표가 말한 "좌파 시민단체"들인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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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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