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31일 당원투표를 통한 전 지역구 당협위원장 전면 교체를 올해는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원총회의 '반대' 의견에도 장동혁 지도부는 사실상 추진에 힘을 싣는 분위기였으나, 강행할 경우 역풍이 거셀 것을 의식해 결국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에게 "당협위원장 정기 선출 방식과 관련해 당원직선제 선출 방식의 전면 도입을 검토했지만, 최근 의원총회 등 당내 의견을 반영·검토해 점진적·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당협위원장 선출은 기존의 방식을 준용하고, 당협위원장이 공석이거나 정상적인 조직 운영이 어려운 '사고당협'에 한해서 "당원 참여 기회를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가게 됐다.
그간 지역구 현역의원이 있는 당협의 경우, 해당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임기를 자동 연장하는 것이 관례였다. 당은 이 방식을 유지해 다음 달 15일까지 정기 당협위원장 선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가 공언한 당원 투표를 통한 당협위원장 교체는 현재 공석인 곳 등 사고당협에 한정해 적용하는데, 정 사무총장은 "사고당협 에 대해서는 즉시 공모를 실시하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자격 심사 뒤 유자격 신청자가 2인 이상일 경우 '당원 직선제'를 원칙으로 선출할 예정"이라며 "그 과정에서 해당행위 등에 대해선 감점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254개 지역 당협위원장 중 사고당협은 34개다. 최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징계 통보를 받은 조경태(부산 사하구을)·권영진(대구 달서구병)·서범수(울산 울주군) 의원 등이 속한 지역도 사고당협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정 사무총장은 정기 당무감사 실시 계획을 전하며 "사고당협 등을 제외하고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감사에서는 (해당 지역) 당원의 당협위원장 평가가 50% 반영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무감사 결과에 따라 '하위 당협'으로 분류될 경우,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이 돼 사고당협과 같은 위원장 교체 절차를 밟는다.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장 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전원일치로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한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 누구도 이견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도부에서 정점식 원내대표와 비당권파 우재준 최고위원은 '당협위원장 전면 교체'에 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왔고, 원외 인사가 주인 당권파 최고위원들은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에 찬성 의견이었다.
다만 선수와 계파를 불문한 현역 의원들의 반대로 해당 안건이 당내 갈등 소재로 떠오른 만큼, 장 대표가 의원들의 반발을 마냥 뭉개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앞서 지난 26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당협위원장 교체에 관해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 여러 우려가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참고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하지만 장 대표가 당원 투표를 통한 당협위원장 전면 교체의 의지를 아예 굽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박 수석대변인은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소수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기본 생각을 갖고 있다. 당협위원장 직선제가 2단계를 통해 사실상 도입되는 큰 방향을 (비공개 최고위에서) 말했다"며 "도입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의견을 듣고 숙고해왔고, 주말 내내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거쳐 최종적인 안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무총장도 기자들에게 "당규 개정을 통해 향후 당심·민심을 다양하게 반영하는 모델을 반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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