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3조원 시대에도 자체세입·재정자립도 하락…재정 지속가능성 ‘경고등’
대규모 투자사업 원점 재검토해 1천억원 절감 추진…지방채 발행은 필수재원 확보 수단
빚은 줄이고 핵심사업에 집중…조직도 ‘작고 유연한 실행형 체계’로 개편
경북 포항시가 악화된 재정 여건을 극복하고 민선 9기 핵심사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조직 효율화에 나선다.
포항시는 불요불급한 사업과 낭비성 예산은 과감히 정비하는 한편, 재난·안전과 취약계층 지원, 법정·의무경비 등 반드시 필요한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재원 확보에도 나선다.
시는 자체적인 예산 절감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는 지방채 발행을 통해 필수사업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박재관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은 24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항시 재정 정상화 및 조직개편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포항시는 예산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실제 활용 가능한 자체 재원은 감소하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포항시 전체 예산은 2022년 2조5342억원에서 2026년 3조880억원으로 약 21.8% 증가했다.
반면 재정자립도는 같은 기간 27.0%에서 19.99%로 떨어졌고, 자체 세입도 6023억원에서 5432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대로 복지예산은 2022년 7653억원에서 2026년 1조629억원으로 늘어나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3%에서 39.1%로 확대됐다.
여기에 인건비와 공공운영비, 국·도비 사업에 따른 의무 매칭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시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갈수록 줄고 있다.
재정 부담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는 국·도비 공모사업 확대에 따른 시비 부담 증가와 대규모 시설 확충에 따른 운영·유지관리비 누적, 지방채 증가 등이 꼽혔다.
포항시의 지방채 잔액은 2019년 말 679억원에서 2026년 말 약 2915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는 앞으로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재정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세입 여건이 개선될 경우 채무 상환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는 현재 재정 상황에서 지방채를 전혀 발행하지 않을 경우 법정·의무경비와 시민 생활에 직결되는 필수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분할 편성과 국·도비 사업의 시비 매칭 조정 등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재정난이 지속되면서 추가경정예산에 반드시 반영해야 할 재원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방채 발행은 단순히 신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재정 공백을 메우고 시민 생활과 직결된 필수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시는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회성·선심성 행사와 불요불급한 사업, 낭비성 예산 집행은 중단하고 재난·안전, 취약계층 지원, 법정·의무 경비, 필수 시설운영비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를 우선 확보한다.
우선 전 부서를 대상으로 일반운영비와 여비,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를 10% 이상 절감한다.
낙찰차액과 집행잔액, 연내 집행이 어려운 예산도 적극 정비하고, 2027년 행사운영비 역시 10~20% 절감할 계획이다.
대규모 투자사업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스마트시티 통합운영센터 건립사업 등 향후 추진 예정인 투자사업을 대상으로 사업 규모와 추진 시기 등을 재조정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절감된 재원은 민생·안전·미래산업 분야에 집중 투입한다. 동시에 공모사업에 대한 사전 검증과 사후 성과평가를 강화해 시비 부담과 저성과 사업을 줄이고, 재정 여건이 개선될 경우 지방채 상환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이와 함께 한정된 인력과 행정 역량을 핵심 기능에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추진한다.
현재 포항시 공무원 정원은 2343명이지만 현원은 2189명이며, 휴직과 출산휴가 등 별도 인원을 고려하면 실제 가동 가능한 인력은 더욱 제한적인 상황이다.
시는 전문 연구기관의 조직진단을 통해 정책환경 변화와 업무량, 기능별 우선순위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할 계획이다.
업무 분리가 필요한 부서는 분리하고 유사 기능은 통합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효율화하며, 핵심 공약과 시민 접점 업무에는 인력을 재배치한다. 특히 읍·면·동 등 행정 최일선의 대민 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조직개편은 전문기관의 조직진단을 거쳐 개편안을 마련하고 직원·전문가·시의회 등의 의견 수렴과 자치법규 정비를 거쳐 시행된다.
이후 정기인사와 연계해 기능과 인력을 재배치하고 성과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조직을 보완할 예정이다.
박재관 포항시 자치행정국장은 “포항시 재정의 핵심 문제는 단순히 예산 규모가 아니라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불필요한 지출과 저성과 사업은 과감히 정비하고, 꼭 필요한 곳에는 재정을 투입해 시민 생활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강도 높은 긴축과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누수를 막는 동시에, 현 시점에서 필요한 재원은 적절한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확보하고 향후 재정 여건 개선 시 채무를 우선 상환하는 방식으로 ‘빚은 관리하고, 필요한 사업은 지키는’ 재정 운용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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