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일부 기업, 사주 자녀에 한강뷰·초고가 아파트 사택 제공"

'황제 사택'에 칼 빼든다…임광현 "실태 심각, 세무조사 실시하겠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고가 법인주택 문제를 지적한 글을 직접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황제 사택" 등 강도 높은 표현을 동원해 눈길을 끌었다. 일종의 어젠다(의제) 형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임 청장은 23일 X(옛 트위터)에 올린 '비정상의 정상화, 황제사택 관행 바로 잡겠습니다' 제하 글에서 "법인의 슈퍼카 사적 사용 세무조사 이후 법인 명의 슈퍼카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슈퍼카와 똑같은 사안이 있다. 바로 '황제 사택' 문제"라고 했다.

임 청장은 "국세청은 국민주택 규모 이상이면서 공시가격 9억 원을 초과한 종부세 대상 고가 법인주택 전수에 대해 처음으로 실태 확인했다"며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전체 2639채 중 임대법인의 임대용 1157채와 직원 기숙사 등 업무용 385채를 제외한 1097채, 약 42%가 사주일가가 거주하거나 사적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조사 결과에 대해 "고가주택을 사적으로 사용한 법인은 연매출 수십억 원의 중소기업부터 수십조 원의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발됐다"며 "전수 검증된 주택의 공시가격은 평균 20억 원을 넘고, 30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453채, 100억 을 넘는 주택도 12채, 최고가는 200억 원이 넘었다"고 했다.

이어 "일부 기업들은 한강뷰가 좋거나 강남·용산에 자리한 초고가 아파트를 사주 또는 자녀들의 고급 사택으로 제공하면서 평직원들에게는 공공연한 비밀로 유지해왔다", "다주택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고가주택 1채를 법인에 넘긴 부동산 투기형들도 있다", "직원 복지 핑계로 100억 원이 넘는 하이엔드 콘도 같은 고급 콘도를 법인 명의로 확보한 뒤, 일반 직원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오너 일가나 일부 임원이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등 문제 사례를 열거했다.

임 청장은 "현행법상 출자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 이익 및 유지비는 과세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음에도 '변칙 무상 거주'가 업계 일각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라며 "원천징수로 세금 한 푼 빠짐없이 납부하는 봉급생활자 입장, 사무실에서 사무용품 하나도 통제받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사주의 법인자산 사적 유용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청장은 "국세청은 사주의 법인주택 사적사용과 같은 비정상적 행태는 기업 전반의 탈세위험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보고, 혐의가 확인된 법인의 성실도 전반에 대해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예고하며 "이번 점검이 회사의 공적 영역과 오너의 사익 추구 경계가 모호한 기업들에 대해서 원칙을 명확히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임 청장은 "국내 황제사택 뿐만 아니라 고급 콘도, 회장 유학자녀의 해외사택 무상 제공이나 유학비 지원 등 법인자금 횡령 행위 전반으로 국세청 검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국세행정 운영 방안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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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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