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텍, '햇빛으로 맹독성 반도체 폐수 잡는다'…12시간 만에 100% 분해 기술 개발

고려대와 폐규조토 활용 고효율 광촉매 개발…상용 촉매 뛰어넘는 성능·재사용성 입증

▲서동한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김영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맹독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고효율 광촉매 기술을 개발했다.ⓒ켄텍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맹독성 폐수를 햇빛을 이용해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켄텍)는 서동한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김영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맹독성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고효율 광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이 제거 대상으로 삼은 물질은 '테트라메틸암모늄하이드록사이드(TMAH)'다.

TMAH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현상액 등으로 사용되지만 인체에 신경독성을 일으킬 수 있고 수생태계에도 유해한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그동안 화학적·생물학적 방법을 이용해 TMAH를 처리해왔지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거나 처리 과정에서 고농도의 2차 슬러지가 발생하는 등 산업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폐수처리 방식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거나 낮은 가치로 평가받던 저순도 규조토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60℃ 미만의 수중 대기압 플라즈마 공정을 적용해 규조토 내부의 미세한 구멍에 산소 결함을 포함한 이산화티타늄(TiO2-x) 나노층을 균일하게 형성하고 고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해당 방식의 적용이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나노복합 광촉매 'DE700'은 가시광선을 포함한 폭넓은 태양광 영역을 흡수해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성능을 보였다.

20ppm 농도의 TMAH 폐수에 'DE700'을 투입한 뒤 상용 태양광 램프를 조사하자 12시간 만에 TMAH가 100% 분해됐다.

이 가운데 약 62%는 독성이 없는 암모늄이온으로 전환됐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산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상용 광촉매 'TiO2-P25'의 분해율은 29.22%, 전환율은 14.11%에 그쳤다.

'DE700'은 친환경성과 내구성도 이번 기술의 강점으로 꼽히며, 고온 가열이나 유해화학 첨가물 없이 물속에서 비교적 낮은 온도로 합성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촉매를 4차례 반복해 사용한 실험에서도 91~97%의 높은 정화효율을 유지했다.

정화된 물을 이용한 식물 발아 실험에서도 생태계 독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폐기물의 '업사이클링'이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 과정에서 활용 가치가 낮았던 저순도 규조토를 고부가가치 환경 소재로 바꿔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는 켄텍 서동한 교수와 고려대 김영진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켄텍 알리 M. 아부-엘란와르 박사와 김선우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다.

연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영향력지수(IF) 19.2인 환경·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서스맷(SusMat)'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서동한 교수 연구팀은 "버려지거나 활용하기 어려웠던 저순도 흙을 고부가가치 환경 소재로 업사이클링하고 효율적인 플라즈마 공정을 결합했다"며 "까다로운 산업폐수처리에 비용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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