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8명→4460명' 6년 만에 4배 뛴 온열질환자…폭염이 삼킨 건강과 일상

질병청·건보공단 통계 분석…야외작업자·낮·5060 집중, 공단·농촌 현장 취약

올여름 극한 폭염이 이어지며, 지난 4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피해자가 21명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부터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집계된 최소 추정치다. 시스템에 집계되지 않는 이주노동자의 온열질환 추정 사망까지 합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최근 30년 기온은 1910~1940년 시기보다 1.4℃가량 상승했다. 탄소배출에 따른 기후 변화가 심화하면서, 기온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프레시안>은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자료를 활용해 최근 7년여 간의 온열질환 실태를 분석했다.

응급실 찾은 1만 8000여명… 야외작업자 피해 가장 커

6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질환자는 총 1만 8396명이었다. 남성 1만 4426명, 여성은 3970명이다.

온열질환 감시체계는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이 질병관리청에 신고한 자료를 바탕으로 운용된다. 의료기관은 응급실에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방문하면 인적 사항, 초기 상태, 증상 발생 일시·장소, 진료 결과 등을 기록해 질병청에 보고한다. 매년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집계된다.

▲2019~2026년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보고된 연도별 환자 수. 2026년은 5월 15~7월 29일 기간의 통계다. ⓒ프레시안(손가영)

온열질환 신고는 최근 6년 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1841명에서 2020년 1078명으로 줄었으나, 2021년 1376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5년 내리 연평균 770여 명씩 증가하면서 2025년 4459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고 시간대는 오후 2~4시에 밀집됐다. 오후 3시대가 2058명으로 가장 많았고, 오후 2시대는 1872명, 오후 4시대는 1810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66%인 1만 3575명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낮에 집중됐다.

직업은 단순노무종사자가 4471명(24.3%)으로 가장 많았다. 알 수 없음(2587명)과 노숙인이 제외된 무직(2361명)이 그 뒤를 이었다. 기타는 1994명, 농립어업숙련종사자는 1712명으로 나타났다. 단순노무종사자는 건설·택배·화물·미화·가스검침 업무 등의 종사자이고, 알 수 없음은 여러 이유로 신원확인을 하지 못한 경우다.

기능원 및 기능종사자 725명, 장치기계조작 종사자는 710명, 서비스 종사자는 499명, 군인 458명, 사무종사자는 414명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주부 712명, 학생 691명, 노숙인 41명 등도 보고됐다.

경기·경남 최다, 40~60대가 절반…열탈진 가장 빈번

2019년~지난달 7월 온열질환자를 시도별로 보면, 경기도가 3896명으로 월등히 많았다. 이어 경상남도 1741명, 경상북도 1730명, 전라남도 1559명 순이었다. 광역·특별시 중에선 서울이 133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141명)와 세종특별자치시(158명)는 가장 적었다.

질환 유형은 열탈진이 1만 488명으로 가장 많이 보고됐다. 열탈진은 더운 곳에서 땀을 많이 흘려 몸의 수분과 염분이 모자라게 되는 질환이다. 열사병은 3411명, 열경련은 2683명, 열실신은 1477명이 보고됐다. 이밖에 열부종 5명, 기타 온열질환은 334명이 신고됐다.

온열질환 의심환자의 최소 나이는 1세, 최고 나이는 104세였다. 0세도 2명 기록됐으나, 별도 직업군이 기재돼있는 등 나이 기재 오류로 추정돼 분석에서 제외했다. 40~60대가 전체 53.2%를 차지했다. 50대 3745명, 60대 3356명, 40대 2690명이다. 30대(2249명)와 70대(2204명), 20대(1873명)가 그 뒤를 이었다. 80대는 1557명, 10대는 572명이다. 90대 이상은 299명, 10대 미만은 49명이 신고됐다.

▲2025년 5월 15일~ 9월30일 온열질환 감시체계 기간 동안 일별 신고 건수와 전국 평균 최고기온을 나타낸 그래프. ⓒ프레시안(손가영)

'신고 최다' 2025년 무슨 일이기온 곡선 닮은 추세

온열질환 신고가 가장 많았던 2025년의 경우, 환자 발생은 주로 7월 초순과 말순에 집중됐다. 5~9월 일별 신고 추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7월 초와 말에 산봉우리 모양의 정점을 형성하는 반면, 7월 중순에는 신고 건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는 당시 7월 일평균 기온 그래프와 유사한 모양으로, 기온 변동과 온열질환 발생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2025년 신고된 질환자 중 279명(6.3%)이 진료 결과 사망했거나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보고됐다. 인천 계양·부평·서구, 경기 화성시와 평택시, 경북 문경시와 경주시 등에서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5명 이상 신고됐다. 서울에선 영등포구가 6명으로 순위권에 들었다.

사망자·중증환자의 경우, 열사병이 184명(66.0%)으로 가장 많았다. 열탈진은 68명, 열실신은 18명, 열경련은 8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비중이 높았다. 80대 63명, 70대 50명, 60대 49명 등이다. 50대(41명), 20대(25명), 40대(18명), 30대(16명)가 순서대로 뒤를 이었다. 90대 이상은 14명, 10대는 3명으로 파악됐다.

▲온열질환 감시체계 통계에 따른 연도별 사망 및 중증환자 현황. 2026년은 5월15일~7월29일 기간만 셈했다. ⓒ프레시안(손가영)

▲온열질환 감시체계 자료에 근거한 2019~2026년 사망자 나이대별 분포도. ⓒ프레시안(손가영)

7년간 응급실 사망 153명… 대다수가 열사병

2019년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누적 보고된 응급실 사망자는 153명이다. 진료 후 중환자실에 입원한 중증 환자까지 포함하면 총 959명이다.

사망자도 최근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9년엔 11명, 2020년은 9명이 보고됐으나 2023년과 2024년엔 각각 32명, 34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2025년엔 29명이 진료 결과 사망했다. 올해는 지난달 27일까지 9명 사망이 보고됐다. 모두 열사병 환자로, 50대 남성 1명을 제외하면 모두 80대 이상 고령층이다.

사망 신고의 질환으로는 열사병이 145명(94.8%)으로 압도적으로 높다. 나머지는 열탈진 6명, 기타 2명이다.

시도별로 보면, 경남(22명), 경북(21명), 충청(21명), 전남(14명), 경기(12명) 등의 순으로 사망 보고가 많았다. 광역·특별시 중에선 서울시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신고가 가장 밀집한 시간대는 오후 1~4시로, 82명(54%)이었다.

거제는 현장 노동자, 영등포는 무직·기타... 온열질환 지역 차

응급실 온열질환 신고가 가장 많았던 경기도, 경상남도, 서울시 등 3개 시도의 세부 시군구 지역을 들여다봤다. 경기도 내에선 평택시(313명), 화성시(278명), 파주시(249명), 남양주시(173명), 포천시(170명)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경남은 거제시가 333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후 김해시가 247명, 진주시 178명, 양산시 97명, 밀양시 86명으로 뒤를 이었다.

거제시 직업군별 기록을 보면, 단순노무종사자가 1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조선소 등 제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야외 작업이나 환기가 어려운 밀폐 공간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짐작된다.

반면 서울시는 시군구 중 영등포구가 125명으로 신고 수가 가장 많았는데, 단순노무종사자는 15명에 그쳤다. 대신 알 수 없음과 기타가 각각 50명, 19명으로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영등포구 인구가 37만여 명, 거제시 인구가 23만여 명인 점을 고려하면, 인구 대비 온열질환 발생 빈도와 발생 양상에서 지역 간 차이가 드러난다.

▲2019~2025년 여름철 폭염일수와 온열질환 진료 건수(건보공단 통계) 및 온열질환 감시체계 신고 인원수(질병청) 추이. ⓒ프레시안(손가영)

10년 간 온열질환 진료도 급증

최근 온열질환자 증가 추세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김윤 의원실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2016~2025년 연도별 온열질환 진료현황(건강보험 급여실적 기준)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2018년 한 차례 정점을 찍었다가 다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8년 3만 535건에서 2020년 1만 2986건으로 꾸준히 감소했다가 2021년 다시 1만 3408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2년 1만 5456건, 2023년 2만 1136건, 2024년 2만 6796건, 2025년 2만 9002건까지 증가했다.

건보공단 온열질환 진료 건수의 변화 추이는 연도별 폭염 일수 변화 추이와 유사했다. 여름철 폭염 일수도 2018년에 극값을 한 번 보였다가 2020년까지 감소했고, 다시 2021년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10년 간 누적된 진료 인원은 20만 8718명(중복 포함)으로 남성 10만 2602명, 여성 10만 6116명이다.

▲2019~2025년 건보공단 온열질환 진료 건수 내국인(위) 및 외국인 현황. ⓒ프레시안(손가영)

외국인도 똑같은 증가 추이를 보였다. 지난 10년 간 외국인은 5203명이 온열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남성은 2985명, 여성 2218명으로 보고됐다. 다만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외국인 규모를 고려하면, 이 자료만으로 외국인 전반의 실태를 드러내는 데엔 한계가 있다.

외국인 온열질환 진료 건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261건)였다. 이어 경기도 평택시(235건)와 화성시(155건), 서울시 영등포구(138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133건)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단지와 농경지가 밀집한 경기도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온열질환 피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2019~2025년 건보공단 온열질환 진료 통계 자료에 근거한 시도별 외국인 온열질환 진료 횟수. ⓒ프레시안(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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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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