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직접 밝혔다. 다만 최근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과는 무관하며, 이미 오래 전부터 건강 등 이유로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정 장관은 25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전날 보도된 사의표명설에 대해 확인하며 "당에 가서 중심을 잡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 같다"면서 "더 이상 할 일도 없고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의 표명 시점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직접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사퇴 의지는 오래전부터 (청와대) 참모들을 통해 전달했다"고 했다.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이 대통령이 사표를 반려하지 않겠느냐는 부분에 대해 그는 "저는 더 할 의지가 없다"고 거듭 의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30년 지기이자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 장관이 언론에 이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볼 때, 그의 사퇴는 거의 기정사실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장관이 '오래 전부터 사의를 밝혀왔다'고 설명했지만, 사표 제출과 수리가 현실화된 시점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보완수사권 전면폐지'안이 당론으로 추인된 직후인 것은 묘한 울림을 낳고 있다.
정 장관은 그간 정부·여당 내의 보완수사권 존치-폐지 논쟁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의 범죄 피해 구제 등 전면폐지의 부작용에 유의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함을 재삼 당부해왔다. 문재인 정부 때 폐지됐던 전건송치를 부활시키는 방안 등, 전면폐지의 보완책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이같은 자신의 주장이 결국 여당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게 된 시점에서 '오래 전부터' 품어온 사퇴 의지가 현실화된 셈이다. 그것도 전날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가 사의 표명설을 단독 보도하고, 이튿날 본인이 <연합>에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사태가 진행된 점도 눈길을 끈다.
야당은 일제히 정치적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25일 박성훈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법무부 장관의 사의 표명과 대통령의 만류는 한 편의 정치 연극을 보는 듯하다"며 "정말 사법 정의를 걱정했다면 비겁하게 사표 던지고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공개적으로 건의하며 무도한 입법 폭주를 막기 위해 장관직을 걸고 끝까지 맞섰어야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한데도 사표 한 장으로 책임을 다한 척하는 장관이나, 국정의 최종 책임자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를 방관하는 대통령이나 다를 바 없다"며 "책임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알리바이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날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정성호 법무부장관조차 자리를 걸고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하고 나섰다. 범죄 현장을 지켜본 자의 마지막 양심일 것"이라며 "검찰 해체는 필연코 정권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장관으로서 책임과 소신을 지키겠다는 태도는 높이 평가한다"며 "정 장관의 사의표명과 법무부차관의 법사위 발언 등을 종합하면 정부의 뜻이 보완수사권 신중론에 있다는게 명확해졌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여당의 극단적인 보완수사권 폐지론을 제어하기는커녕 강경파 눈치만 살피면서 강경파의 뜻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난했다.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도망간다고 책임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정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보완수사 금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여당 국회의원 신분인 만큼 민주당 의총에 가서라도 보완수사 금지 당론 채택에 반대하고 막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직 장관으로서 현직 장관에게 진심으로 요청한다. 지금이라도 본인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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