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권보호, 가성비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최근 전북교육청이 교권보호 체계를 외부 로펌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산 절감과 전문성 확보라는 취지는 이해하며, 인수위원회의 판단도 존중한다. 그러나 교권보호를 비용 효율의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교권보호는 단순한 소송 대리 서비스가 아니다. 학교와 교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공공정책이자 교육활동을 지키는 안전망이다. 비용이나 가성비만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실제로 최근 전북교총이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원 5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북 교원의 59.4%가 최근 3년간 교권침해를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동료 교원의 피해를 목격했다는 응답도 88.8%에 달했다. 그러나 교권침해를 경험한 교원 가운데 62.4%는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조차 개최하지 않았으며, 65.6%는 교보위의 재발 방지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실제 도내 교보위 심의 건수는 2024년 208건에서 2025년 138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7월 현재 59건에 그친다. 이는 교권침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현장의 교사들이 제도의 실효성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여파로 생활지도와 평가, 수업 방식을 소극적으로 바꾸거나 포기했다는 응답이 83.7%, 자녀에게 교직을 권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73.5%에 이르렀다.

물론 로펌은 복잡한 민사·형사소송이나 행정심판에서 높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예방교육, 상담, 갈등조정, 사례관리, 사후관리까지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사건이 커진 뒤 대응하는 것보다 학교 현장에서 문제를 예방하고 교사가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상주 의료진 없이 "필요하면 외부 전문병원에 연락하라"는 체계만으로는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것과 같다.

▲김우민 전북도의원 ⓒ

교권침해 역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악성 민원이나 분쟁이 발생했을 때 즉시 상담하고 현장을 지원할 수 있는 상시 대응체계가 있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외부 로펌은 계약이 종료되면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교육청의 자산으로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반면 교육청 소속 교권 전문 변호사는 학교별 특성과 반복되는 민원 유형을 축적해 예방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것이 공공조직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역할 분담이다.

교육청 내부에는 상시 지원이 가능한 교권 전문 변호사 조직을 유지하고, 대형 소송이나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에 한해 외부 로펌을 병행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로펌은 공적 기능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대체해서는 안 된다.

정책을 평가하는 기준도 예산 절감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어야 한다. 긴급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가, 사례관리의 연속성이 유지되는가, 소송 이외의 예방과 상담 기능은 누가 맡는가, 계약 종료 후 전문성이 조직에 남는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공공서비스는 민간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지를 겨루는 영역이 아니다. 경찰과 소방, 감염병 대응처럼 공공성이 강한 분야는 비용뿐 아니라 신속성, 책임성, 지속성을 함께 고려한다. 교권보호 역시 같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교권보호는 비용을 줄이는 정책이 아니라 교육을 지키는 투자다.

교육의 미래는 얼마를 절감했는가가 아니라, 교사가 얼마나 안심하고 학생 앞에 설 수 있도록 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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