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업체 제품을 누르고 창업 6년 된 산골마을 농업회사법인의 '김부각'이 미국시장을 뚫었다.
다른 제품보다 비싼 고가임에도 미국 유통업체 평가에서 당당히 품질을 인정받은 사연은 한 편의 드라마보다 감동적이었다.
전북자치도 장수군 산성로의 하오마을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하오마을(유)'은 창업한지 올해로 6년째 되는 신생기업에 속한다.
이 회사는 김부각과 식혜 등의 식품에 전통의 맛을 살린 오리지널 제품뿐만 아니라 젊은 층과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개발로 창업 이듬해부터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오마을은 장수군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인 '장수몰'에 김부각 등을 선보였고 다른 제품보다 가격이 10~30% 고가임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대히트를 쳤다.
그 비결에는 국내 최고 품질의 김과 장수에서 직접 생산한 찹쌀을 재료로 쓰면서 250년 역사를 이어온 종갓집의 전통 제조 방식을 채택해 김부각과 식혜를 생산하는 '고집스런 대원칙'이 숨어 있었다.
조은정 농산유통과 농식품마케팅팀 팀장은 "다른 제품에 비해 단가가 비싸지만 워낙 인기가 좋아 한마디로 출시 첫 해부터 쇼핑몰에서 난리가 났다"며 "적당한 두께에 식감이 좋고 부드러우면서도 잘 깨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이런 소문이 알음알음 해외시장까지 알려진 것일까?
미국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유통업체인 HEB 마트 측에서 수개월 전에 샘플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왔다.
HEB마트는 식료품 위주로 대량 판매하는 거대 체인점으로 텍사스주에만 300개의 매장을 보유한 매출액 기준 1위의 판매점이다.
이 마트는 국내 내로라하는 김부각 생산업체에게도 김부각 샘플을 보내달고 요청했고 엄격한 품질·가격 검증 과정을 거쳐 장수군의 하오마을 제품을 최종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이 경쟁한 김부각 상품 중에는 세계 최대 체인망인 코스트코에 납품해온 사례도 있어 하오마을 제품의 품질을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분석이다.
장수군에서 농식품으로 미국시장을 뚫은 사례도 거의 없어 이번 해외시장 개척 의미를 더해줬다.
물론 기회가 온다고 해서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오마을은 창업 이후 국내 좁은 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하기보다 꾸준히 글로벌 마켓 도전을 위한 준비에 몰입해왔다.
국내 인증인 해썹(HACCP) 확보를 토대로 미국 식품의약국인 FDA 시설 등록을 완료하고 해외시장 맞춤형 패키지를 개발하는 등 지구촌 시장 진출 기반을 착실히 마련했다.
박기덕 하오마을(유) 이사는 "한국의 전통적 방식에 외국인 입맛에 맛는 시즈닝(가루형 양념)을 첨부하는 등 많은 시도를 했다"며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아 트럭 한 대 분량을 몽땅 폐기처분한 일도 있다"고 회고했다.
시도와 도전의 시간을 보낸 하오마을은 최근 미 텍사스주 식품 최대 체인망과 약 22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원어치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20일 첫 선적을 진행했다.
이번에 수출된 김부각 역시 직접 장수군에서 재배한 국내산 찹쌀과 고품질 국산 김을 사용해 정성껏 만들고 특별한 숙성 및 건조과정을 거쳐 바삭한 식감과 깊은 풍미를 구현했다.
하오마을의 수출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밝은 편이다.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제품 생산에 한계가 있어 HEB마트에서도 자사 매장의 일부만 공급하고 있을 뿐이다.
생산라인을 강화할 경우 수출 시장은 언제든지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한국 전통간식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도 점증하고 있어 김부각이 새로운 K-푸드 대표품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수군은 산골마을 농업회사법인의 미국시장 진출은 장수군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기덕 이사는 "250년 종갓집의 전통과 장수 청정지역의 고품질 농산물을 담아 만든 김부각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HEB 입점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은 물론 다양한 해외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해 한국 전통식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하오마을'은 첫 수출계약에 만족하지 않고 젊은 층과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며 K-푸드 세계화와 지역농산물의 해외 판로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최근 이상기후로 농업현장의 시름이 큰 상황에서 장수산 'K-푸드'의 미국시장 진출 소식이 '희망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며 "장수를 넘어 맛의 고장 전북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수군과 이 지역의 농업회사법인이 새롭게 써가는 세계시장 개척 노력이 새로운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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