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이재민, "불바다에서 물바다로"…임시주택 또 재난, 안전성 검증 도마 위

"'속도'만 남고 '안전'은?…안동시 임시주택, 전면 검증 필요"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안망천이 범람하면서 산불 이재민 공동부지에 설치된 이동식 임시주택이 대부분 침수됐다.

산불을 피해 어렵게 마련한 임시 보금자리에서 1년 여 만에 물을 피해 또 다시 마을회관과 경로당으로 긴급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침수 피해를 넘어, 재난 대응 체계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시주택 설치 과정에서 공동부지 선정의 타당성은 물론 이동식 재난주택의 기본 원칙과 침수 위험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책임 규명과 전면적인 재검증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처음부터 집이 될 수 없었던 집?…경북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무엇이 숨겨졌나"(프레시안 7월2일 보도)를 통해 '왜 임시조립주택은 일반 단독주택으로 인허가를 받을 수 없는가'를 집중 조명했다.

일반 단독주택으로 사용승인을 받으려면 구조도서와 구조계산서, 설계도서, 단열 및 창호 성능자료 등 법령이 요구하는 기술자료를 갖춰야 한다. 특히 구조도서와 구조계산서는 건축물이 콘크리트 기초와 앵커볼트 등으로 견고하게 고정된 상태를 전제로 구조안전성을 검증하는 핵심 자료다.

따라서 이동식주택을 일반 주택으로 전환하려면 주택 자체뿐 아니라 설치 방식과 기초 구조까지 일반 건축물 기준에 적합한지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안동시가 공급한 이동식 임시주택은 가설건축물을 전제로 설치된 만큼 일반 주택 수준의 일부 구조안전 기술자료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19일 집중호우로 귀미리 공동부지의 이동식주택 일부가 빗물에 휩쓸려 이동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설치 방식과 구조안전성 검토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는 임시주택 설치 과정에서 장기적인 안전성과 활용 가능성까지 충분히 고려됐는지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가 발주한 임시주택 기초 표준도면과 국토교통부가 공고한 이재민 주택 기초 실시설계도면. 안동시는 200mm 콘크리트 위 와이어 메시를 시공한 방식을 선택 했지만 국토교통부 실시설계도면(국토부+공고+제2022-997호)은 콘크리트 최소두께300mm 에 13mm 철근을 상·하부에 시공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 사진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하나의 이미지로 편집한 것입니다. ⓒ 안동시.국토교통부

여기에 안동시가 발주한 이동식주택 기초공사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다. 안동시가 발주한 기초공사는 기반시설과 콘크리트 기초, 설비, 전기공사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200㎜ 두께의 무근콘크리트 방식으로 시공하도록 설계됐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일반 건축물의 구조안전성 검토에서 적용되는 콘크리트 기초와 앵커볼트 고정 방식과 차이가 있는 만큼, 이러한 시공 방식이 일반 단독주택 전환을 위한 구조안전성 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소 300㎜ 콘크리트두께에 13mm 철근을 사용해야 하는 철근비 방식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설계도서"가, '건축법'제23조제4항 및'표준설계도서 등의 운영에 관한 규칙' 제2조의2에 따른 국토교통부 표준설계도서(국토교통부 공고 제2022-997호(2022.7.29.)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논란은 산불 직후 안동시가 선택한 복구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3월 초대형 산불 직후 안동시의 최우선 과제는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이었다. 수백 세대가 체육관과 마을회관에서 대피 생활을 이어가면서 건강 악화와 심리적 불안, 2차 피해 우려가 커지자 신속한 임시주택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에 안동시는 기반시설을 한꺼번에 구축하고 공사를 동시에 진행해 입주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개별 설치 대신 공동부지에 선진이동식주택을 집단 조성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안동시의회 산불피해대책특별위원회에서도 시는 "이재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대피소를 벗어나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신속한 주거 공급이 최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행정이 선택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속도'였다.

하지만 이번 집중호우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재난 직후 무엇보다 중요했던 '신속한 공급'이라는 목표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안전성과 장기적인 활용성이라는 과제를 충분히 담아내고 있는지, 그리고 임시주택 설치 기준과 관리 체계가 기후위기에 따른 복합재난까지 고려해 마련됐는지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동시 관계자는 "예산 기준에 맞춰 설계를 진행하다 보니 200㎜ 이상의 기초를 시공할 수 없었다"며 "이동식주택의 앵커볼트 고정 역시 짧은 기간 안에 많은 물량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 이동식주택 구매 과정에서 현장 시공과 관련된 일부 공정은 생략됐다"고 말했다.

▲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 안망천이 범람하면서 산불 이재민 공동부지에 설치된 이동식 임시주택이 대부분 침수됐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침수 피해를 넘어, 재난 대응 체계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시주택 설치 과정에서 구조안전성 검토에서 적용되는 콘크리트 기초와 앵커볼트 고정 방식과 차이가 있는 만큼, 이러한 시공 방식이 일반 단독주택 전환을 위한 구조안전성 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앵커볼트에 고정 하지않아 이동식 주택이 기초콘크리트위를 벗어나 있다. ⓒ 프레시안(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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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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