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만에 가족 품으로…16일 여순사건 구례 차독골 희생자 유해 봉안식 거행

구례실내체육관서 유족 참석 하에 엄수…유해 7구와 유류품 93점 수습

78년간 차가운 땅속에 묻혔던 여수·순천 10·19사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유해발굴 봉안식이 오는 16일 구례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주관으로 지난해부터 구례군 산동면 차독골에서 진행된 유해발굴 사업의 결과를 유족들에게 알리고 수습된 희생자 유해를 정중히 모시기 위해 이번 봉안식을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2024년 구례, 2025년 광양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공식 봉안식이다.

이번 구례 차독골 발굴은 2025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완전한 형태의 유해 5구와 부분 유해 2구를 수습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장에서는 당시의 참상을 짐작하게 하는 탄피, 고무신 등 유류품 93점도 함께 발견됐다. 차독골은 1949년 당시 토벌대가 민간인들을 집단 학살한 후 암매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중 한 곳이다.

▲구례 차독골 유해발굴 현장에서 나온 유해ⓒ전남광주통합특별시

봉안식은 여순사건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발굴 경과보고 ▲추도사 ▲최종보고 ▲추모 제례 ▲헌화 ▲유해 운구 및 안치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봉안식을 마친 유해는 세종시에 위치한 추모의 집에 안치된다. 위원회는 앞으로 유족들의 채혈과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수습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며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여수, 순천을 비롯한 전남 동부 지역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반군과 진압군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당했다.

오랜 기간 이념의 굴레에 갇혀 진실이 규명되지 못했으나 2021년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와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길이 열렸다.

여순사건 진상규명위원회는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의 한을 풀고 유족을 찾아드리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며 "과거와의 화해를 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