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민주당 전대 운동…국정조사 검토"

"대기업 회장 들러리 관치경제", "최순실 게이트 수천배 투자 강요는 탄핵감"

국민의힘은 정부가 수도권에 이어 호남권에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왜 호남이냐'는 반발을 이어갔다. 당 원내대표가 국정조사 필요성을 공식 언급한 데 이어 이번 투자 발표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비기는 주장까지 나왔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을 좌우로 들러리 세운 채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를 운운하는 그 모습이야말로 관치 경제의 상징"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총 800조 원을 투자하는 건 "정치공학에 따른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투자 지역은 민주당 주요 지지 기반인 광주·전남"이라며 "지금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친문(친문재인) 양대 파벌로 갈라서 서로 온갖 멸칭을 주고받으며 극한 대결 중"이라고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부의 발표는 국민의 혈세와 대기업의 자본으로 전당대회 사전운동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공세를 폈다. 이 대통령이 호남 민심을 잡고,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친명계 주자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당권 경쟁에 개입한다는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호남에 대한 투자를 반대하지 않는다. 천문학적 투자에 관한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대로 지키라는 것"이라며 "정부·여당이 이와 같은 정당한 문제 제기를 회피한다면 야당은 국정조사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한 발 더 나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 "일명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대기업에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했다는 혐의로 특가법상의 뇌물 혐의를 적용받아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 원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운영수석은 "이번 삼성과 SK의 투자금은 최순실 게이트의 액수와 비교하면 수천 배가 넘는다"며 "강요나 협박이 있었다면 이 대통령은 탄핵과 형사 처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엄포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찌 됐든 대기업에서 대한민국에 투자를 하겠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걸 미국에다가 다 투자해버리겠다고 하면 기술 나가는 게 더 큰일"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날 최고위 공개발언에서도 "호남도 대한민국이다. 호남 청년에게도 세계 최고 산업에 도전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양 최고위원은 "어제 발표를 보니까 생산은 호남에서 하고, 패키지는 충청에서 하고, 소부장은 영남에서 하겠다는 것"이라며 "2023년도에 제가 정부에 제안했던 대로 발표하신 것 같다"고도 했다. 또 "투자 발표를 잘한 이유 중에 하나가, 제가 10년 동안 외친 게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야 된다'(는 것이었다)"며 거점대학 육성 등 부분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희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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