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면전에서 또 "대표 내려와야"…張, '징계' 언급으로 벌집 쑤셨나

우재준-김민수 최고위 공개 충돌…양향자는 당원명부 검증 요구 눈길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장동혁 지도부 거취 문제로 격한 내홍을 이어가고 있다. 29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또다시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이 터져나왔고, '친장계'·당권파가 고성 반발하면서 공개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재차 터져나온 사퇴 요구는, 장 대표가 지난주 당내 반대파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한 반동이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이제 그만해야 한다. 이제 당이 '원팀'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장 대표는 내려오셔야 한다"고 직격했다. 우 최고위원은 "총선 준비를 할 지도부를 이제 세워나가야 한다"며 "내부 불만에 대해서 너무 무시만 할 게 아니라 전당대회를 통해서 평가를 하고, 그 지도부에 대해서 권위를 인정하고 앞으로 총선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최고위원은 "우리 지도부는 지난 지도부가 탄핵 이후 무너짐으로 인해 들어온 보궐 의미가 강한 지도부라고 해석하고 있다"며 "때문에 원래는 (지난 지도부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게 맞고, 그렇다면 본디 역할은 이번 지방선거까지여야 한다"고 했다.

우 최고위원은 다만 "선관위 사태가 중하기 때문에 선관위 사태가 지나고 나서 그때 전당대회를 하자. 그때 지도부의 거취에 대해서 논의하자"며 "지도부는 여기에 대해서 답을 해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것은 '기강을 세우겠다', '징계를 하겠다', '넌 얼마나 싸웠냐' 이런 답변"이라고 장 대표의 지난 26일 <매일신문> 유튜브 인터뷰 내용을 지적했다. 장 대표는 당시 우 최고위원과 김용태·김재섭 의원 등을 겨냥해 "(이들에 대한) 징계 요청들에 대해서 답을 할 때가 됐다"고 했었다.

우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원팀'을 말하지만 저는 기억나는 건 징계밖에 없다. 당직자들을 통해서 당내 조롱이나 하고, 제 다음번 순서에서 발언하실 최고위원은 또 저에게 갖은 모욕을 할 수도 있다"며 "지도부가 지금 원팀을 이끌 수 있는 상황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우 최고위원은 특히 "제 징계 문제가 언급되고, 저뿐 아니라 김재섭·김용태 의원도 징계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김재섭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고 김용태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당을 잘 이끌었던 멋진 청년 정치인"이라며 "그런 기여는 보이지 않고 그냥 '지도부를 비판하고 있다', '뒤에 숨어서 해당행위 하는 사람이다'라고 보인다면 이미 균형잡힌 시야가 아니다.당내 구성원들이 다 적으로 보이면 리더를 그만해야 될 때"라고 꼬집었다.

전날 당내 쇄신파 모임 '대안과 미래'도 추가 성명을 내고 "장 대표에게 성찰과 반성, 통합이라는 통큰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며 "당내의 건전한 비판에 대해 실명까지 거론하며 징계를 언급하는 편협한 리더십만 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표가 당권 유지에만 매달려 폭주하면 당에 미래는 없다"며 "당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당심과 민심을 직시하고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장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또다시 공개 석상에서 터져나오자 '친장계'는 발끈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추가 발언을 요청해 "우 최고위원은 공개석상에서 국민들 다 보는데 우리 당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님을 공개 모욕하는 것 빼고 한 일이 특별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김 최고위원은 "청년최고위원 자리는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당원들을 설득하는 자리가 아니라 청년 당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들어야 되는 자리"라고 훈계하듯 말하며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나오셨나? 내가 지방선거 끝나고 비공개 최고위 나오는 꼴을 한 번도 못 봤는데 자기 할 일을 뭘 했다는 거냐"고 했다. 이어 "여기 공개석상에서 할 얘기 안 할 얘기 구분하라고 지금 몇 번을 얘기하는데!"라고 버럭 언성을 높이며 "본인들 그렇게 책임감 강하다고 사퇴, 사퇴 얘기했으면 사퇴하시라"고 했다.

장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도 "아전인수적인 생각과 판단, 표현은 정치인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정치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는 것"이라고 우 최고위원의 발언에 불편함을 표했다.

조 최고위원은 장 대표에 대한 의원총회의 사퇴 권고 등 지도부 사퇴론이 당 안팎에서 다수인 상황에 대해 "계속 지금처럼 정신을 못 차리면 앞으로도 우리 당은 10년을 더 잃어버릴 것"이라며 "정당의 중심축을 소수의 권력자나 국회의원이 아닌 의식 있는 당원으로 완전히 이동시키는 진정한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대변신"을 주장했다.

장 대표는 우·김·조 최고위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될 때까지 이와 관련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한편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당원명부 검증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양 최고위원은 "최근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국민의힘 집단입당 강제 혐의 사건은 정당정치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 경고"라며 "현행 정당법은 이중당적을 금지하고 처벌까지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제도가 없다. 법은 있는데 시스템이 없는 것은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치명적 허점"이라고 지적했다.

양 최고위원은 "정당법에는 누구든지 2개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반할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며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이중당적을 자동 확인하는 법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거 전에 당원명부 특별감사제를 실시"하자며 그는 "선거 때마다 당원 모집이 폭증하고 대리 접수, 허위 주소, 강제 가입, 이중 당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당대표 선거, 공천 경선 전에는 당원명부 특별검증 기간을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했다.

양 최고위원의 말은 원론적인 정당 시스템 개혁 차원의 얘기로도 보이지만, 최근 장 대표가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려면 그것이 당원들의 뜻과 맞아야 한다"며 '당원의 뜻'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여서 주목됐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동혁 대표 사퇴 촉구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발언을 듣고 있는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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